김정훈/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김정훈/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필자는 소방공무원으로 근 30년을 근무하다 지난해 8월 명예퇴직하고, 대학에 같은 해 9월1일 전임교수로 전직했다. ‘소방’에 몸담으면서 격일제 근무, 3조 2교대 근무 등을 활용해 배움에 대한 갈구로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기도 했다. 재직 중 대학에서 연속 9년간 겸임교수의 길을 걸어갔다. 급기야 50대 중반의 인생 이모작이 필요한 나이에 전직을 했다.
필자는 지난 4월16일 중앙소방학교 요청으로 교수분야 ‘소방공무원 퇴직예정자 퇴직 설계 지원 과정 특강’을 다녀왔다. ‘퇴직 후 인생지도 그리기’ 특강을 준비하면서 내용에 무엇을 담을까 한참을 고민하게 됐다. 필자의 또래인 50대 중반은 퇴직 후 자아실현과 사회적응 능력 배양으로 급격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가 가능한 사회생활의 재설계가 꼭 필요한 시기이다.
한국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와 빠른 은퇴로 노인 빈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2022년 기준, 노인빈곤율이 38.1%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용노동부는 국내 장년 실업자는 2024년 2월 기준 573만9,000명에 달한다. 국내 장년 실업자 중 만 60세 이상부터 64세 사이는 8만6,000명이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만3,000명이 증가했다. 또한 정년퇴직 전인 만 55세부터 59세 미만의 국내 실업자도 6만7,000명에 이르고 있다. 
통계청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에 의하면, 2022년 예상 은퇴 연령은 68세인데 실제 은퇴 연령은 62.9세에 이른다. 2023년 동 통계에 의하면, 2023년 예상 은퇴 연령은 68.1세인데 실제 은퇴 연령은 62.7세로 1년 전보다 실제 은퇴 연령이 더 낮아지고 있다. 노후를 걱정하는 중·장년층 상당수는 직업훈련 비용 부담과 정보 격차, 낮은 기술 이해도로 재취업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재취업을 하더라도 다수는 은퇴 후 경비업, 청소 도우미, 간병인 등 장시간에 저임금의 일자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석대학교에서 성인 학습자(만학도)를 지도해 본 결과 60대 중반도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하기를 갈망했다. 한 학기를 마치자 ‘위험물 기능사’, ‘소방설비기사’ 등을 취득해 당당하게 취업 전선에 서고자 한다. 우석대학교 만학도 특별모집은 2024학년도 14개 학과에서 이뤄졌다. 지원 자격 기준은 입학일 기준 만 30세 이상이거나 기업, 기관, 산업체에 근무하는 재직자는 그 대상이다. 만학도 상당수는 매 학기 국가장학금과 우석대학교 지원으로 본인의 학비 부담 없이 장학 혜택으로 대학을 다닌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성인 학습자 학위과정의 참여 희망자 중에서 95% 이상이 성인 학습자의 특성에 따른 학위과정에 참여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대학이 성인 학습자의 수요에 부응하고 성인 친화적 대학 평생교육 체제를 갖춰야 한다. 또한 대학이 성인 학습자 학위과정을 충실하게 운영하고 지도할 수 있는 교수 충원율을 갖추고 성인 학습자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장년의 나이에 대학을 다시 찾는 성인 학습자는 과거 가정을 위해 돈도 벌어야 하고 자식을 위해서 자기 계발할 시간이 없었다. 이젠 국가와 대학이 성인 학습자에게 새로운 길을 개척해 주고 있다.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무상으로 대학에서 생애주기에 맞는 학업으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소개받고 있다. 관심사를 찾으면 거기에 따라 지속적인 정보나 지원책을 안내하는 곳 지상의 낙원 대학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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