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대장정, 김재근 명창
5월25일 해남문화원
해은 김재근(65) 명창이 해남문화원에서 장장 3시간의 대장정으로 적벽가를 완창한다.
해은 판소리연구소 소장이자 한국판소리보전회 해남 지부장이기도 한 그는 오는 5월25일 오후 3시 ‘적벽가’ 완창에 도전한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장 어렵기로 꼽히는 ‘적벽가’는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처럼 친근한 일상용어와 달리 전쟁 용어와 병법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가성을 쓰지 않고 통성으로 하는 소리라 힘도 많이 든다.
김재근 명창은 “옛날부터 불구경 싸움구경이 재밌다고 하는데 적벽가에는 다른 바탕에는 없는 긴박한 장면들이 많이 나와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박진감 있고 재밌는 대목도 많다”고 말했다.
해남에서 최초 열리는 송만갑 바디 박봉술제 적벽가 완창 발표회로, 판소리 판에서 의미 있는 도전이다.
이번 완창 발표회는 김 명창에게도 의미 있는 도전이다. 40년 넘게 판소리를 해온 그에게도 떨리는 도전이지만, 해남의 자존심을 걸고 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재근 명창은 “오랜 소리를 한 명창들도 기피하는 바탕이 적벽가라고 하지만, 잘하는 바탕만 하면 되겠나. 적벽가를 20년 동안 수련했어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기운이 빠지기 전에 선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축하공연에는 선화선교 예술단 정선화 단장이 식전 가야금 연주를 선보인다. 고수 1부에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9-3호 판소리고법 이수자인 장보영 고수가 함께 한다. 고수 2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인 공도순 고수가 함께 한다.
찬조 출연으로는 제자인 해남동초 김지우 학생과 북일초 조지현 학생이 소리를 하며, 이날 행사는 이병채 진도국악고 전 교장이 해설이 있는 사회로 진행한다.
김재근 명창은 송지면 현안리 출신으로, 소리를 한 부친과 명창인 외삼촌 사이에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소리를 배워왔다. 평생 판소리 외길을 걸어온 그는 성인이 돼서는 김일구 명창에게 동편제 적벽가, 박계향 명창에게 춘향가, 은희진 명창에게 심청가 수궁가, 신영희 명창에게 동편제 흥보가를 사사했다.
김 명창은 전주 판소리 고수대회 문체부 장관상, 전주 대사습 판소리 명창부 입상과 구례 송만갑대회 일반부 대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그는 2006년에 고향에 내려와 판소리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해남문화원에서 판소리를 10년째 강의하고 있다.
김재근 명창은 “해남의 소리가 쇠퇴해가고 있는데 앞으로 해남 소리꾼들이 흥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나가겠다”며 “이번 완창발표회를 통해 앞으로 적벽가는 해남에서 배워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근 명창의 적벽가 완창발표회는 오는 5월25일 오후 3시부터 해남문화원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