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초 서준이네 가족
미술재료 직접 만들어
못난이 농산물과 버려지는 자원이 물감과 점토로 재탄생했다.
미술강사로 오랫동안 일해온 김미영(40)씨는 올해 지구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삼산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서준이가 유난히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온 가족이 함께 실천하게 됐다. 서준이는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녀야 한다거나, 바다오염, 나무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동안 환경에 무심했지만 아이들 덕분에 실천하게 됐다는 서준이네 가족은 올해 해남형 ESG 실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미영씨는 생활뿐만 아니라 일에서도 환경적인 관심을 높이게 됐는데, 그중 가장 큰 관심사가 못난이 농산물 등 자연재료로 만든 미술 도구다.
미술강사로 일하는 김미영씨와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남편 홍성신씨, 아들 서준이와 민준이까지 모두 그림을 좋아해 이들은 그림 그리는 가족으로도 통한다.
김씨는 올해 체험을 기획하면서 ‘ESG’에서 힌트를 얻어 못난이 농산물과 버려지는 자원으로 물감과 점토를 만들게 됐다.
김미영씨는 “미술학원, 미술강사를 해오면서 우드락 등 다양한 재료를 쓰는데 버려지는 게 많았다. 환경에 오염이 많기 때문에 버려지는 것을 활용한 미술 도구를 만들고 싶었다”며 “일반 클레이는 화학성분으로 예민한 아이 피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자연재료를 써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해남농산물을 활용하는데 설아다원의 녹차가루, 별난딸기의 딸기, 초효카페의 커피박, 유통기한 임박한 카레가루, 못난이 당근, 황토, 비트, 적양배추 등이다.
재료를 액체화해 물감을 만들고, 여기에 싸래기쌀을 활용해 형형색색의 점토도 만들었다.
지난 6월 매일시장 달달야행에서 자연재료 물감과 점토는 반응이 뜨거웠다. 이런 재료로도 물감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손으로 가지고 노는 점토가 화학재료로 만들어져서 걱정스러웠는데, 자연재료를 쓰니 안심할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점토는 현장에서 사고 싶다는 가정도 많았다.
김미영씨는 자연재료를 활용한 점토, 물감을 만드는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으며, 특히 점토는 완성도가 높다.
주로 학교연계수업에서 동화책을 읽어주며 심리적으로 자존감, 사랑, 이해를 높이며 그림 표현, 책 만들기 수업 등을 진행한다. 또 문화예술회관에서 성인기초드로잉, 청년두드림센터에서 보테니컬 아트 등의 수업을 진행해왔다.
김미영씨는 하반기에 못난이 농산물 등을 활용해 아이들과 물감을 만들어 작품 만들기 등의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산초등학교에도 재능기부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미영씨는 “어떻게 하면 환경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남길 수 있을까 고민한다. 환경책을 읽어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자연 재료를 활용해 자신을 표현하는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