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통닭 2대 이철례씨
13일 노환으로 별세
해남 닭코스 요리의 원조로 유명한 장수통닭의 이철례 여사가 지난 6월1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해남 닭코스 요리의 원조 식당은 시어머니였던 故박상례씨가 지난 1975년 처음 ‘코코상회’에서 닭백숙으로 시작했다.
닭백숙이 입소문 났고 1987년에 ‘장수통닭’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본격 2대 이철례 여사와 남편 안재근 부부가 대를 이었다. 장수통닭은 통닭 한 마리를 먹고 장수하라는 의미가 담겼다.
당시 닭백숙으로도 인기를 끌었지만, 퍽퍽한 닭가슴살을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게 됐고 이때 닭코스 요리가 개발됐다. 닭가슴살을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려 내고, 닭발 등은 잘게 다져서 회로 내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시골 농가에서 닭은 귀한 식재료였고, 버리는 것 없이 먹었는데 그 문화가 자연스럽게 장수통닭의 닭코스 요리로 발전됐다. 한 집, 두 집 몰려든 것이 지금의 닭요리촌을 형성했다. 이철례 여사는 닭코스 요리의 산증인으로, 일평생을 닭코스 요리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옥천면 용정마을 출신인 이 여사는 손맛이 좋기로도 유명했다. 특히 닭코스 요리에 자부심을 가졌고 맛에 자신이 있었다. 음식, 김치, 밑반찬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자 노력했다.
1남4녀 자녀 중 아들인 안덕준씨가 2014년부터 부모님을 도우며 전수 받았고, 2018년부터 3대째 장수통닭을 운영하고 있다.
안덕준 사장은 중학교 때부터 어깨너머로 음식을 배웠고, 자연스럽게 대를 이어가며 닭요리촌 조성 및 관광 해남의 먹거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닭코스 요리에 평생 열정을 쏟았던 남편 안재근씨는 2023년에 별세했다. 이철례 여사는 지난 겨울까지도 장수통닭의 카운터를 보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그에게 이 공간은 자부심이자, 손님들을 만나는 즐거운 장이었다.
또 손자인 안성모씨가 지난해부터 수련을 하며 4대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안덕준 사장은 “옛날 어머니의 맛 그대로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버님이 해왔던 것처럼 직접 배추, 찹쌀 등을 농사짓고, 우리가 먹는 것처럼 정성을 쏟는 마음으로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해남을 대표하는 맛, 닭코스 요리는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해남식 닭코스 요리는 닭을 이용해 육회와 주물럭, 소금구이, 백숙, 죽 등 5가지 요리를 차례로 맛볼 수 있다. 닭코스 요리는 4인 기준 1상 8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