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아트마루 기획전
‘나의 그리움’展, 7월6일까지
여인의 인체는 신석기시대부터 미술의 주제이자 탐구의 대상이었다. 중세의 엄격함이 남아있던 르네상스 시대엔 그리스‧로마시대의 비너스를 불러내 여체를 화폭에 담았다. 그리고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을 통해 여체는 당당히 그림의 주제로, 미술의 한 장르를 차지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해남아트마루에서 오는 7월6일까지 열리는 박창호 작가의 ‘나의 그리움’展에 많은 여인상이 등장했다. 해남에서 흔치 않은 여인상 전시다.
해남군은 2025년 해남아트마루 다섯 번째 기획전으로, 송지면 서정리 치소마을에서 활동하는 박창호(60) 작가를 초대했다.
박창호 작가는 통나무 조각으로 여인상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약 30여점의 여인상과 다과상, 화병 등을 전시했다.
박 작가는 느티나무, 회화나무, 참죽나무, 살구나무 등 다양한 통나무의 선을 살려서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대표 작품인 여인상은 나이테가 드러나게 조각하면서 여인의 몸을 섬세하고 부드럽게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여인의 몸이 유연한 나이테로 더욱 아름답게 살아난다.
박 작가의 여인상은 무겁고 날카로운 전기톱으로 표현했다기에는 너무나 섬세하고 부드럽다.
박 작가는 나무조각은 다시 덧붙일 수가 없기 때문에 정교하게 작업한다. 제대로 된 하나의 형태를 만들기까지 수백개의 조각을 버리는 인고의 과정을 겪어왔다.
나무가 충분히 마르지 않으면 갈라짐이 생기기에 5년 건조된 나무에 일차적으로 모양을 만들고 또다시 말린다. 8~10년 건조를 하면서 기다리는 시간을 가지고 정성을 쏟아야만 하나의 온전한 작품이 탄생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30여 년 이상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밑그림도 없이 톱으로 작품을 만드니 한 번에 비율과 균형감이 맞아야 하는 고난도의 작품으로 작품 한점 한점에서 작가의 열정과 집념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박창호 작가는 “전시회를 통해 예술의 폭이 넓어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창호 작가는 한옥을 짓던 아버지를 따라 중학교 때부터 현장을 오가며 나무를 접하며 조각을 하기 시작했다. 20대 후반에 김재환 스승을 만나 평생 나무조각가의 길을 걷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