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쓰레기와 매일 사투 ‘해양환경지킴이’
수거해도 쌓이지만 주민들 시선도 변화

오늘은 운이 좋았다. 어제 남동풍이 불어 많은 쓰레기가 밀려오지 않았다.(위 사진) 기분이 좋다. 송지면 내장 앞바다에 이어 도착한 어란 앞바다. 이들의 손이 바삐 움직인다. 그 바쁨에 잡티 없이 환해지는 모래사장, 그 뿌듯함을 알기에 이 직업에 성취감을 느낀다.(아래 사진 )
오늘은 운이 좋았다. 어제 남동풍이 불어 많은 쓰레기가 밀려오지 않았다.(위 사진) 기분이 좋다. 송지면 내장 앞바다에 이어 도착한 어란 앞바다. 이들의 손이 바삐 움직인다. 그 바쁨에 잡티 없이 환해지는 모래사장, 그 뿌듯함을 알기에 이 직업에 성취감을 느낀다.(아래 사진 )

 

 현장 반장인 이기풍(68)씨는 송지면사무소로 접수된 해안쓰레기 민원 지역과 바람에 따라 쓰레기가 모이는 지역을 종합해 매일 수거 지역을 선정한다. 아침마다 날씨와 바람을 체크하며 동선을 짠다. 
팀원 4명은 60대 후반, 70대 초반으로 대부분 오랜 세월 바닷일을 해온 이들이다 보니 바다와 바람, 물때를 몸으로 안다. 박재수(69)씨는 오랫동안 김 양식을 해서 바닷바람을 읽는다. 바람의 방향만 봐도 어디에 쓰레기가 쌓일지 예측한다.  
지난 6월26일 오전, 송지면 내장리 해안, 오후에는 어란리 해안으로 출동했다. 오늘은 다행히 일양이 적다. 어제 바람이 남동풍이었기 때문에 쓰레기는 해류를 따라 다른 곳으로 안착했다.  
이날 어란 앞바다에는 주로 김양식에 사용되는 폐어구, 대나무, 스티로폼 부표 등이 해안가를 떠돌고 있다. 낚시꾼들이 버린 물병과 비닐도 흩어져 있다.
해양환경지킴이들은 한 손엔 마대자루, 한 손엔 낫을 들고 바삐 움직였다. 마대자루 안에는 금방 스티로폼 부표가 한가득 모인다. 모래 위에 부서진 스티로폼과 작은 쓰레기 조각도 손으로 모아서 포대에 담는다. 
주로 큰 쓰레기들은 이기풍씨와 박재수씨가 모아 트럭에 싣는다. 부서진 작은 조각들을 손으로 긁어서 세세하게 쓰레기를 줍는 역할은 윤금난(70)씨와 김훈복(72)씨가 맡는다.
이기풍 반장은 “김발 철거 시기에는 하루에 4~6트럭씩 쌓인다. 지금은 양이 적은 편이다”며 “해양쓰레기는 비가 오고, 바람 불고, 물때에 따라 그날그날 상황이 다르다. 오늘 깨끗했던 곳도 내일이면 또 쓰레기가 밀려온다”고 말했다. 
송지 바다가 달라졌다.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던 마을 해안선이 환하게 정돈됐다. 
송지면에서는 8명의 해양환경지킴이가 활동하는데, 이들은 2개 조로 움직인다. A팀은 오전엔 쓰레기 수거, 오후엔 스티로폼 감용기 운영을 맡고, B팀은 쓰레기 수거 전담이다. 보통 하루 2~3개의 바닷가를 찾는다.
쓰레기 수거 전담팀은 주 5일 아침 8시 송지면사무소로 출근한다. 그리고 안전교육을 받고, 오늘 해양 쓰레기가 많은 곳을 선별해 현장으로 출발한다. 
매일 치우고 또 치워야 하는 일이지만, 해양환경지킴이들은 이 일에 뿌듯함을 느낀다. 실제로 지킴이들의 활동 이후 송지 해안가는 눈에 띄게 깨끗해졌고, 바다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도 바뀌었다. 
작업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낮 뜨거운 햇볕 아래, 해안가를 따라 무거운 쓰레기 자루를 나르는 일은 쉽지 않다. 이들은 하루 걸음 수가 기본 만 보 이상이다. 운동 따로 안 해도 될 만큼 걷는 양이 많고, 점심밥이 언제나 꿀맛이다.
윤금난씨는 “이런 일이 있으니까 생활에 도움이 되고 보람도 있다”며 “땀 흘려 치운 만큼, 바다도 우리를 더 깨끗하게 맞아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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