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처럼 마을을 휘감고 있는 보이지 않는 악취의 고통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모를 것이다. 태풍이라도 불어와 냄새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바람을 어찌 지역 이기주의라고 치부할 수 있겠는가? 주민들은 어느 날 무례하게 찾아온 이 불청객이 떠나주기만 한다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마을을 관통하고 있는 도로도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마을을 관통하고 있는 국도 때문에 주민들은 마음 놓고 마실을 나갈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도로는 마을에서 마을로 인간의 삶을 연결해주고 그 도로 위에서 인간의 역사가 쓰인다. 이웃 마을과의 정이 오가고 반가운 이들이 그 길을 통해 오기도 한다. 그러나 호교리는 그런 정이 끊긴지 오래되었다. 굉음을 울리며 지나가는 덤프트럭만 기세 좋게 주민들을 몰아붙이고 있을 뿐이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무섭게 달려오는 자동차는 주민들을 집안으로 몰아넣고, 악취는 다시 문까지 열지 못하게 하는 이중의 고통이 호교리 주민들이 처한 현실이다. 자신의 마을에서, 자신의 집에서 마음 놓고 다닐 수도 없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액비공장이 들어서면서 마을의 인심도 둘로 갈렸다. 악취문제를 놓고 숱한 마을회의와 행정기관에 진정을 하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 의견이 갈려 주민들끼리 서로 반목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도로와 악취가 마을의 공동체문화마저 파괴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마을의 노인들은 인심 좋고 살기 좋았던 시절의 마을을 잊지 못한다.
이제는 다시 돌려놓아야 할 때이다.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빼앗은 이들이 책임을 지고 예전의 호교리를 되찾아주어야 한다. 마을을 주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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