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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불편하지만 그 누구보다 활기차게 살아가는 박선희(지체장애 1급·40)씨. 정말 노래 잘하는 여성이다. 박 씨는 지난달 16일 해남공원 야외무대에서 해남군장애인복지관이 마련한 제7회 한가위 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각종 노래대회서 상을 휩쓸었던 박 씨다.
대회에 참가해 받은 상품만 해도 9자 장롱 2개와 TV, 온열기기, 전자레인지 등 다양하다. 생활가구가 필요하면 노래자랑에 나가면 되지 않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들을 만하다.
북일면이 고향인 그녀가 남편 이석씨를 만나 해남읍 호천리에서 생활하게 된 지도 벌써 6년이 다 됐다. 아는 사람 없이 타지나 같은 읍 생활에서 그녀에게 힘이 돼 준 것은 가족들과 장애인복지관에서 매주 금요일 배우는 재봉 바느질, 그리고 노래다.
그녀는 가요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교회생활을 오래도록 해 찬송가와 복음성가는 곧잘 한다. 교회서도 그녀의 노래실력은 알아준다. 찬송가만을 불러왔던 박 씨는 결혼 후 주위의 권유로 노래자랑이란 델 나가봤다. 장애인복지관서 주최한 한가위 노래자랑에 나가기 위해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배웠다. 성량이 풍부하고 고음 처리가 자신이 있는 자신에게 맞을 것 같아 연습해서 출전했는데 대상을 받게 됐다.
올해 대회는 예전에 대상을 받은 경험이 있어 상은 생각지도 않고 출전했다. 남진의 ‘당신이 좋아’라는 곡을 준비했는데 이번에도 대상을 받고 말았다. 물론 향후 몇 년간은 대회규정상 이 대회를 나갈 순 없다. 예전에는 해남 장애인 대표로 서울까지 가 노래를 불렀고 목포대회에도 나갔다.
무대에 서 있는 자신을 생각하면 신기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무대공포증이 있다. 그러나 막상 노래가 시작되면 맑은 음색으로 관중을 압도한다.
“무대에 서면 나도 모르게 힘이 솟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는 노래와 자신만을 생각하려 해요”하지만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때가 가장 속상하단다.
10년 전 폐에 이상이 있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예전 같지 않지만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행복하다고 말하는 박 씨는 옷을 예쁘게 입는 여성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희중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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