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면 관동리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개미농장 대표 김병욱(49)씨의 비파 농원에는 한겨울에 비파꽃이 활짝 피어 있다.
김씨가 심은 7년생 비파는 개량종으로 열매가 70g에 이르러 작은 계란 정도 크기로 유명하다. 또한 당도가 높아 달콤한 것이 특징이다.
개량종 비파는 씨와 껍질에 대한 과육 비율이 70% 정도여서 먹잘 것이 없다는 것이 비파라는 말은 옛말이라고 한다.
김씨의 농장은 관두포를 향해 비스듬히 경사진 남향받이인데, 7년생 비파 50주가 파릇파릇해 눈길을 끈다. 비파는 예로부터 꽃과 잎으로는 차를 끓여 마시고, 열매는 생으로 먹었는데, 최근에는 이를 상품화해 생즙과 차로 가공하고 한방화장품 원료로도 쓰고 있다. 특히 비파는 열매보다는 이파리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비파잎은 강력한 진통효과와 살균작용을 하고 있어 항암제와 뜸으로 가공하며, 녹차를 대용할 수 있는 기능성 차로 개발된 상태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기능성 작물임에도 그간 비파는 주목받지 못해왔다. 해남난지과수시험장 박문영박사는 재래종 비파를 개체선별을 통해 ‘미황’ 품종을 개발한 상태에 있는데, 이제 시작 단계에 있는 비파의 가공 산업이 뒷받침 된다면 농가의 고소득 작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파는 개화기가 11월~3월까지이기 때문에 전면적인 보급에는 한계가 있다. 겨울철에 꽃이 피기 때문에 농약을 할 필요가 없어 친환경적이고, 가지가 많이 뻗지 않아 관리하기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별한 재배기술이 없어도 일반농가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작물이다. 또한 비파는 난대과수이기 때문에 난류가 흐르는 해남을 비롯한 완도, 강진, 장흥 등 남해안 일대를 벗어나면 열매가 달리지 않거나 잘아진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