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지역사회를 들끓게 했던 원전후보지 문제가 다시 수면으로 서서히 부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의해 해남이 원전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군민들은 대체적으로 아직 개인적인 입장에서 성급한 판단을 내릴 분위기는 아니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사회 단체들 또한 아직 해남이 원전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몇 단체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물밑에서 찬·반에 대한 입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철환 군수 또한 군민들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 지역은 원전후보지 문제로 2차례에 걸쳐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반대 의견이 대세여서 지역 내의 분열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세월이 흐른 지금 군민들의 여론 동향을 살펴보면 그때와는 상황이 다른 것 같다. 원전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들은 원전을 반대해서 해남이 발전된 것이 무엇이었냐고 반문하면서 원전 유치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한다. 반대론자들 또한 그동안 쌓아온 해남의 청정이미지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값진 자산이라며 해남의 미래는 청정이미지라고 말한다. 아직 사회적 담론을 형성할 시기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으로 찬·반이 갈려 서로 목소리를 높인다면 결국 남는 것은 상처뿐이다. 다수의 이익과 진정으로 해남의 미래를 위하는 길 위에서 서로 성숙된 토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토론을 통해 보다 나은 해남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핵폐기물처리장 유치문제로 의견이 갈려 지역사회가 분열을 맞이했던 부안의 상황을 반면교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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