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의 아침을 깨우는 닭울음소리는 점차 사라져가지만 요란스러운 아침을 맞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바로 직박구리의 요란한 울음소리 때문이다. 이리저리 날면서 울어대는 직박구리는 매일 농가의 과일나무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과일이 익어가는 요즈음 ‘까치밥’ 주인도 밀려난 채 직박구리들이 설쳐댄다. 이 녀석들은 잡식동물이다. 닥치는대로 먹어치운다. 고향에선 경망스럽고 시끄러운 녀석들에게는 ‘삔추’같다고 한다. 그 ‘삔추’가 조류명으로 직박구리라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지금도 고향 어르신들은 직박구리보다는 삔추를 더 잘 알아준다. 직박구리과로 학명은 Hypsietes amaurotis이며 영명은 Brown-eared Bulbul이다.
흔한 텃새로 몸길이는 약 28cm이며 암수 동일하다. 뺨은 밤색이며 머리와 가슴과 배는 푸른빛이 도는 회색이다. 등과 꼬리는 어두운 갈색이다. 눈 뒤로 밤색의 반점이 있다.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어 번식하고 겨울철에는 무리지어 생활한다. 곤충류나 식물의 열매가 주식이다. 먹이가 귀한 겨울철에는 동백꽃의 꿀을 빨아먹기도 한다. 해남 등지에선 삔추라는 속명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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