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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송지노인의 날 행사 때도 서 씨는 무대에 섰다. 물론 그 공연은 자신과는 무관한 각설이무대였다. 그런데도 그는 무대에 올라 꽹과리도 잡고 장구도 친다. 처음 보는 이는 그가 공연에 초청된 예능인으로 생각을 하지만 송지 사람들은 우리가락에 취해 무작정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을 안단다.
이날 공연의 주인공인 각설이가 무대에서 내려가 줄 것을 요구할 때까지 그는 무대에서 가락을 쳤고 무대 아래로 내려와서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공연장의 흥을 돋운다.
서 씨의 손에는 항상 꽹과리가 들려 있다. 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가락을 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서 씨가 꽹과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15세 때부터다. 마을 상쇠로부터 가락을 배운 그는 마을잔치나 동제가 있는 날에는 반드시 꽹과리를 잡았다. 그리고 중년이 넘어서는 해남문화원에서 정식적으로 가락을 배웠다. 노인종합복지관과 문화예술회관 등 풍물수업만 있으면 꼭 수강하는 그는 수강생들과 함께 숱한 공연도 다녔다. 또한 미황사 괘불재 행사와 산정 정월대보름 행사 때도 꽹과리를 잡고 있는 그는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장은 빠짐없이 찾아간다.
초청된 무대가 아니어도 눈치껏 꽹과리를 잡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무대 앞에서 춤을 추는 것으로 대신하는 그는 송지 각 행사장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예능인으로 송지 사람들에게 각인돼 있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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