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섬 마을이 갑자기 공중파 방송을 타더니 일시에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좋은 일이라면 섬 마을 주민들도 자부심을 갖겠지만, 상황은 그렇지를 못하다.
이 방송은 김양식장 고용주들이 장애인들을 인부로 고용하여 돼지우리 같은 숙소에 감금한 채 임금을 체불하면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장애인 복지 업무를 맡고 있는 해남군이나 치안을 담당해야 할 해양경찰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인간에겐 천부인권이 있다. 누구나 타인에게 공평하게 대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신체 구조상 외모가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그들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미처 성숙되지 못한 소아병적인 사고이다. 지금은 노예를 부리던 봉건시대가 아니다. 사람을 노예로 삼으려는 자는 자신 또한 돈의 노예가 되어 있기 마련이다.
옛 말에 돈을 좇지 말고 사람을 좇으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좇는 사람은 향기가 나게 마련이지만 돈을 좇는 사람은 결국 황량해져 구린내만 나기 마련이다.
우리 지역을 둘러보면 장애가 있다는 것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들이 종종 보인다. 심지어 그들에게 임금도 지불하지 않고 부려먹는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그러면서도 타인들 앞에서 자신은 고매한 사람처럼 인간다움을 논한다면 그것 또한 자기기만이다.
자본주의는 엄연히 수익자부담의 원칙이 적용되는 사회이다. 고용을 해 이익이 발생했다면 피고용인에게 그 수익을 나눠줘야 마땅하다.
우리 사회는 성숙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아직도 그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사건이 섬 전체 주민들에게 해당되는 사건이 아닌 일부 김 양식업자들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섬 주민들의 명예회복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양경찰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 일각에 이와 비슷한 사례는 없는 지 해남군과 경찰 또한 다시 한 번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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