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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을 앞둔 산이 간척지 벼논에 가창오리 떼가 날아들어 낟알 한 톨 남기지 않고 먹어치워 버렸다.
지난달 30일 수확을 위해 간척지 논을 찾은 산이면 당후리 방경배 씨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맞았다.
하루 전만 해도 멀쩡했던 벼가 숫제 낟알 하나 없이 볏짚이 돼버린 것이다. 4000여평 벼논이 쑥대밭으로 변해버린 사실을 확인했지만 피해보상을 받을 길은 막막한 상태다.
방 씨뿐 아니라 수확을 하지 않은 주위 4만여평의 벼들도 똑같은 피해를 입었다.
면사무소와 해남군, 해남군의회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4만여평의 논이 90%이상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 씨는 가창오리 떼 피해로 4000여평의 논에서 고작 톤백(800kg) 2가마만을 수확했다. 이는 평균 12~13가마에 비해 15%에 해당되는 수확량이다.
가창오리 떼로 인한 피해는 90% 이상 피해를 입은 4만여평에 이어 30여만평의 논도 20~50%에 해당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농민들은 1년 농사가 가창오리 때문에 하루아침에 망쳐버렸다며 피해보상을 바라고 있다.
이 같은 피해에 대해 해남군은 가창오리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이지만 농민들의 피해보상을 위해 환경부 등과 협의해 대책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확인에 나선 해남군의회는 보호조수인 가창오리로 인한 피해는 국가 차원에서 보상해야 한다며 해남군과 함께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벼 피해는 가창오리가 예년에 비해 2주가량 빨리 찾아옴으로써 수확기와 겹친 결과이다.
농민들은 보호종인 가창오리를 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가만히 앉아서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어 철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방안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성기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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