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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낙조 즐기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해질 무렵 낙조가 아름다워 어디선가 팔을 낀 연인들이 불쑥 나타날 것만 같은 서쪽 땅끝 화원 월래마을의 부두는 다정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맞춤한 곳이다. 갖가지 사연을 실은 여객선과 가지각색의 배들이 지나는 길목인 이곳은 가만히 앉아서 그 배들만 바라봐도 마음이 가라앉고 정겹다.
작아서 너무 작아서 한번만 봐도 친근해지고 정이 가는 이곳 항구는 물이 깨끗하기로도 유명하다. 바닷가 정자에 가만히 앉아 바라보면 앙증맞은 모래톱이 정겹고, 유영하듯 하늘에 떠있는 갈매기의 몸짓이 한가롭기만 하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물이 빠진 후 비스듬히 옆으로 기운 선박의 모습 또한 한가롭다.
맑은 날은 신안의 섬들이 바로 앞에 올망졸망 펼쳐지지만 해무가 낀 날은 섬들도 멀어져 바람결 따라 낮게 깔리는 해조음만 들려온다.
인근에서 닭천지를 운영하고 있는 박승규씨는 이곳에 오면 마음이 차분해진단다. 어쩌다 손님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도, 부부싸움하고 난 뒤 울적한 마음도 이곳에 와 깨끗한 물을 바라보면 씻은 듯이 풀린단다. 박 씨는 부부싸움하고 화해하고 싶다면 이곳 월래항을 찾으라고 권한다.
이곳에 오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단다. 번잡한 일상 또한 투명한 물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다른 세상의 일이 되고 만단다. 마치 신선이라도 된 것처럼 일할 생각도 없어지고 바다에 낚싯대 하나 던져 놓으면 고기야 잡히든 말든 마음은 풍요로워지는 곳이란다.
월래항은 해남보다는 목포 쪽에 가까워 주말이면 목포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가급적 물이 빠진 시간보다는 물이 찬 시간에 가면 월래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한 번 찾아가보면 그 정겨움에 잊지 못하는 곳이 바로 월래항이다.
물이 맑아 사람들의 순박한 인심 또한 살아있는 서쪽 땅끝 화원 월래마을로 떠나보자.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