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만번 허리 굽혀 폈다 반복
프로 아주머니 하루 300평씩 묶어


해남최대 농작업중 하나라고 할 배추묵기 작업이 한창이다.
배추주산지인 황산, 문내, 화원, 산이 지역에선 두툼한 흰색 허리띠(?)를 멘 아주머니들이 수만번에 걸쳐 허리를 굽혔다 하는 배추작업에 여념이 없다.
흰색의 두툼한 허리띠는 다름 아닌 배추를 묶기 위한 비닐끈, 허리에 묶은 비닐끈을 하나씩 뽑아 배추를 움켜잡아 묵는다. 배추 묶기 작업은 농사일 중에서 가장 힘들고 고된 일, 배추 잎을 움켜잡고 묶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폈다를 수만번을 반복해야 한다. 배추묶기 작업에 나선 아주머니들의 실력은 제 각각,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계속된 작업시간 동안 100여평의 배추를 묶는 실력부터 300여 평까지 많은 차이를 보인다.
배추묶기 작업은 얼마나 많은 면적을 묶느냐에 따라 품삯이 달라진다. 품삯 지급 방식은 일당제와 도급제로 나뉜다.
일당제는 배추 묶는 양에 관계없이 시간에 따른 일당을 지급하고 도급제는 묶는 양에 따라 일당이 달라진다.
배추 묶기 작업의 일당은 보통 4만원 선, 봉고차를 이용한 도급의 경우 5만5000원이다.
도급제로 작업을 하는 아주머니들은 한평이라도 더 묶기 위해 초스피드로 날아(?)다니는 실력을 보인다.
도급제의 경우 면적계산은 밭 면적으로 하지만 비닐끈 사용량도 중요하다. 보통 비닐끈 1뭉치는 400평의 배추를 묶을 수 있는 양. 비닐끈을 얼마만큼 사용했느냐로 작업량을 확인할 수 있다.
황산 이목리 김순자(66)씨는 배추묶기 작업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라고 말한다. 김씨는 1700여평의 배추를 묶기위해 7명의 인부를 동원해 하루 1400평 정도를 묶고 나머지 300평은 두 명이 2일에 걸쳐 묶고 있을 정도로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배추묶기는 김장 배추뿐 아니라 겨울배추도 묶어야 해 12월 말까지 계속된다.
해남지역 김장과 겨울배추 재배면적은 약 5000여ha(1500만평), 한사람이 하루 200평의 배추를 묶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원과 비용이 들어가는 군내에서 벌어지는 최대 작업인 셈이다. 일반 농사가 기계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배추 농사는 정식에서부터 배추묶기까지 모두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는 힘들고 고된 작업이다.
배추가격이 지난해 비해 약간 올랐다며 국가적인 비상 사태인양 떠들썩했고 정부는 배추를 수입했다. 가격은 하락했고 농민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배추묶기 작업의 힘들고 고단함만으로도 배추가격 200~300원 오른 것에 그리 민감하게 반응했던 모습에 씁쓸함이 남는다.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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