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답답하다. 한순간 발가벗겨진 기분이다.
MBC뉴스데스크에 보도된 박철환군수의 언행. 땅끝 해남이 전국의 이목을 받았다.
얼마 전에는 인권사각지대로 낙인 되더니 이젠 무지한 땅으로 전락됐다. 과연 해남은 인권도 없고 무지한 사람을 허용하는 미개지역인가.
급속히 냉각되는 지역사회, 6․2지방선거 후 끝없이 치닫는 분열. 행정의 공백은 지속되고 해남의 비전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현재의 갈등구조라면 이러한 일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일, 과연 해남군민은 스스로 해결할 자정능력이 없는 것일까.
자정능력이 없는 인간사회는 갈등만 남는다. 그러나 갈등은 치유라는 과제를 반드시 안고 출발한다. 물론 스스로 갈등과 문제를 치유할 능력이 부족하면 외부의 자극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외부의 자극이 지역사회를 더욱 냉각시키고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한다면 고려해야 한다. 왜, 분권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이고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문제를 그 누가 대신해서 풀어줄 수는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스스로 풀어야 한다. 갈등은 그 누군가를 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생을 위해 존재한다.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배우고 갈등해결을 통해 공동체는 더욱 단단해진다.
방송에 보도된 박 군수의 언행은 성숙치 못했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한 군의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태도였다. 군수실의 이전과 관사 문제는 이전에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 문제를 다시 거론하고 나선 방송국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방송내용은 박 군수의 언행에 맞춰졌다. 이 방송을 접한 대부분의 군민들은 아연실색했다. 아니 비참했다는 말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6․2지방선거 후 박 군수도 신경이 날카로운 게 사실일 것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고발과 유언비어, 선거관련 수사 등 연일 편할 날 없는 생활이었다.
그러나 수장이 된 순간부터는 모든 문제에 성숙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한 행위까지 포함된 것이 군수이고 군수의 말 한마디가 미치는 파장은 크기 때문이다.
또한 박 군수는 이번 일과 관련해 군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가수 나훈아씨의 정공법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어떠한 변명보다 정공법으로 대처한 그의 태도 때문에 여론은 수그러들었다. 따라서 박 군수가 지금 취해야할 태도는 과감히 사과하는 것이다. 사과결과를 군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차후의 문제이다.  
이번 방송보도를 보고 해남군민으로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물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지만 해남에 살고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 땅에 살고 있고 이 터를 가꾸려는 소중한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이 벽돌을 쌓고 있었다. 지나는 행인이 첫 번째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러자 첫 번째 사람은 서슴없이 벽돌을 쌓고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 사람은 돈을 벌기위해 벽돌을 쌓고 있다고 말했고, 세 번째 사람은 나는 지금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어려울수록 긍정과 비전을 갖는 해남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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