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을 하는 게 꿈이었다는 김택수(48)씨는 계곡면 성진리에서 그 꿈을 펼치고 있다. 250여마리의 염소가 김씨의 방목장을 누비고 있다. 이미 85년에 처가의 땅을 빌려 소와 돼지 목장을 운영했던 이력이 있던 김씨는 그 당시엔 부모님의 반대로 접어야 했지만, 이제야 본인의 꿈을 찾아가고 있다.
김씨는 인천에서 고철과 폐기물 사업을 하다가 끝내 목장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귀농했다. 귀농을 결심했을 때 동료들은 ‘미친놈’이라며 만류했다. 김씨는 귀농을 위해 3년 동안 전국 선진지를 견학하면서 준비를 했다. 김씨는 귀농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리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고 준비하란다. 실제 귀농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중 귀농학교를 마치고 나면 60명에서 1~2명 정도만 귀농을 결심하게 된다며 이상과 실제는 다름을 강조한다.
김씨는 각종 매체에서 소개하는 귀농인 지원 내용과 실제 관공서에서 일을 진행할 때는 많은 차이가 있다며, 귀농 첫해에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씨는 토지거래제한구역에 있는 땅을 사게 되었는데, 귀농인들은 땅을 구입할 수 있음에도 잘 몰라서 지역사람 명의로 땅을 구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을 때 본인 명의의 땅이 없어 힘들었다고 말한다.
김씨가 구입한 땅은 산불이 난 민둥산이다. 군데군데 불에 타서 새까맣게 그을린 나무들이 서있는데, 풍수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아도 한눈에 길지로 보일 정도로 산이 목장을 동그랗게 둘러싸고 있다. 김씨는 척박한 땅에서도 기를 수 있는 염소를 선택했고 털 달린 짐승은 털 달린 상태로 살게 해야 한다며, 축사도 환경친화적으로 지었다. 분만실 또한 따로 없다. 새끼를 낳을 때가 되면 어미는 비교적 안정된 계곡에 자리를 잡고 분만을 한다.
시골이 잘 살아야 도시도 잘 산다는 김씨는 인생은 모두 유목민이라며 정착한 곳이 고향이지 고향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란다. 김씨는 염소 분양을 하면서 염소고기 브랜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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