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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터 후원회 관리까지 맡은 일 척척
해남노인요양센터(이하 요양센터, 원장 임채운)가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이했다. 임나영(49) 사무국장은 2000년 12월 개원한 요양센터와 역사를 같이 하고 있다.
영양사와 물리치료사, 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시작한 요양센터에서 임 씨는 사무국장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임 씨의 일은 요양센터의 기획, 재정, 총괄이 주 업무이다. 요양센터는 국가로부터 80~90%의 지원과 환자부담 10~20%로 운영되는데, 임 씨는 1년 예산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국가에 장기요양사업 청구와 보호자 수익부담금 등을 산출해 유․무료 여부 판단, 어르신 생계비 산출, 후원금 관리 업무 등을 맡고 있다.
특히 열악한 재정확보와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후원회 관리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발이 넓은 임 씨는 1달에 1번씩 후원회 모임을 이끌고 있다. 특히 사업비가 빠듯한 요양센터의 사정상 시설확충과 장비, 프로그램 다양화 등을 융통성 있게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도 후원회비 모금은 절실한 실정이다.
이렇게 들어온 후원금은 주로 요양환자들의 기저귀와 물티슈, 매달 진행되는 야유회와 요리교실, 소식지 발행 등에 쓰인다. 또한 옥천 관내 어르신들을 초청해 1주일에 두 번씩 중식을 제공하고, 시설을 개방해 물리치료와 목욕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임 씨는 보호가 어려운 노인들을 모시고 있다는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어르신들이 각 가정에 있다면 1사람씩 달라붙어야 하고 일을 해야 하는 가족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지만 요양센터에서는 영양사가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삶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덧붙인다.
임 씨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개원 초창기를 꼽았다. 사람이면 누구나 자리가 있듯 요양센터에 들어 온 어르신들도 각자의 공간이 있고 자리가 있는데, 돌아가시고 나면 그 빈 공간이 너무 허전하고 자꾸 생각이 나서 마음 다스리기가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조금 면역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죽음과는 거리가 먼 어린이 시설로 옮길까도 생각했다고 한다.
요양환자들을 보면서 나이 들어도 살아 있는 동안은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단다. 침상에 7~8년 누워 있는 분들을 보면 너무도 안타깝다는 것이다. 임 씨는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3~5000평 규모의 유료양로원을 지어 멋지게 운영해보는 것이다. 세 자녀 중 사회복지 계통 쪽을 공부하게 해 꼭 같이 운영하고 싶다고도 말한다.
한편 임 씨는 돈이란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어려운데, 요양센터에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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