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 관동마을. 일명 도토리묵 마을이다. 해남에서 유통되는 손 도토리묵은 죄다 관동마을에서 나올 정도로 관동리와 도토리묵의 인연은 50년이 넘는다. 기계로 번들번들한 묵이 만들어져 나오는 요즘. 관동마을에서만큼은 조금은 거칠지만 옛날 방식인 손으로 만들어진 묵이 생산된다. 묵 맛은 역시 손맛이라고 거칠고 쌉쓰레한 묵 맛을 보려면 관동 묵을 찾으면된다. 한번 맛을 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는 관동 묵.
1년 내내 도토리묵을 만들어 판매하는 마을이다 보니 동네 가운데를 흐르는 하천 물은 언제나 새까만 묵 색깔이다. 외지인들이 동네에 무슨 오염물을 배출하는 공장이 있는가라며 깜짝 놀라지만 그것은 웰빙 식품인 도토리묵에서 나온 물이라 아무런 염려 말란다.
현재 관동마을에선 여섯 집이 묵을 직접 만들어 매일시장 좌판에서 판매한다. 매일시장에서 묵을 파는 사람은 죄다 관동 사람들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관동마을은 도토리묵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중국산이 들어오기 전에는 10여집에서 도토리묵을 제조해 판매했다고 한다. 어찌나 수요량이 많았던지 날밤을 새도 그 양을 맞출 수 없었다는 관동 묵. 대흥사 식당들도 모두 이곳 묵을 팔았을 정도로 한때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은 수가 줄어들었지만 6가구에서 꾸준히 매일시장에서 묵을 판매한다. 아침 일찍 매일시장 좌판에서 묵을 판 할머니들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다음날 팔 묵을 만든다. 묵을 만들 도토리는 여기저기서 사온다.
완도지역과 옥천면, 계곡 등지에서 도토리를 주워 관동마을에 공급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워낙 오래 도토리 묵 장사를 해온지라 도토리를 줍는 사람들과의 인연도 오래됐고 따라서 가을철만 되면 그 사람들과의 연락을 통해 1년 내내 묵을 만들 도토리를 미리 사 놓는단다.
관동마을의 도토리묵은 5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50여 년 전 마을 어느 누구가 강원도에서는 도토리를 묵으로 만들어 먹는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직접 만들었던 것이 관동마을의 도토리묵의 시초가 됐다는 것. 그동안 관동마을에서는 도토리를 돼지에게 삶아 먹였다는데 본인들이 먹어봐도 그 맛이 별미라 집집마다 제조해 판매하게 되었고 관동 도토리묵이 최고라는 영예까지 얻게 됐다는 것이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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