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절임배추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날개를 달았다.
절임배추를 생산하는 농가들은 밀려드는 주문에 더 이상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내면 김모씨는 매일 500박스(1박스 20kg) 이상의 절임배추를 생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계속된 주문을 맞출 수 없어 주문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15일부터 하루에 300박스의 절임배추를 생산하고 있는 한 농가도 불과 1주 만에 12월까지 주문량이 밀려 절임배추 홍보를 중단하고 더 이상 주문도 받지 않고 있다.
절임배추 생산농가들은 예상치 못할 정도로 주문물량이 쏟아진다며 지난해보다 2~3배 가량 주문량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문내농협의 경우 농가들로부터 1일 18톤의 절임배추를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지만 물량확보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올해 급속하게 늘어난 절임배추 판매업체 증가도 절임배추 대란을 맞게 하고 있다. 판매업체들은 인터넷 홍보를 통해 많은 양의 주문을 받아둔 상황. 하지만 절임배추 생산농가들의 사정을 고려치 않고 주문을 받다보니 절임배추를 구할 수 없어 동분서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 판매업체는 소비자들에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량을 구할 수만 있다면 가격은 상관치 않겠다며 물량확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올해 해남절임배추가 대란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절임배추 선호와 김장배추 작황저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올 10월 배추1포기 가격이 1만 5000원으로 폭등하면서 소비자들이 김장철 대란을 예상해 미리 절임배추를 주문하고 나선 결과이다.
절임배추는 보통 20kg 1박스에 8포기 정도 들어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배추 속이 덜 차 9~10포기를 담아야 한다. 여기에 농가들이 농협, 상인들과 이미 계약을 해버려 배추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점도 대란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부 농협에선 계약재배한 김장배추를 농가들의 절임배추 생산을 돕기 위해 되팔기까지 하고 있다.
현재 해남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절임배추 가격은 20kg 1박스에 2만8000원~3만3300원, 인터넷 쇼핑몰에선 3만9000원 등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절임배추는 이달 말까진 서울경기 지역, 12월 초부터 부산, 경남지역으로 판매된다. 절임배추 생산농가들은 절임배추 대란은 12월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며 주문량을 맞추려면 너무 힘들지만 재미도 난다고 말했다.
한편 급격히 늘고 있는 절임배추 온라인 판매업체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광주지역 모 업체는 쇼핑몰을 개설한 후 소비자들로부터 해남산 절임배추를 주문 받았다.
하지만 이 업체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 돈만 입금 받은 후 쇼핑몰을 폐쇄하고 잠적해 버리는 사기행각을 펼쳤다. 이 같은 사기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뿐 아니라 애꿎은 해남지역 절임배추 생산농가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박성기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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