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습니다. 북평면 들녘이 온통 파랗습니다. 마늘밭에서 봄의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봄의 생기, 그것은 해남의 생기일 것입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자연의 생기를 보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싶다는 욕망이 입니다.
또다시 고집스럽게 해남예찬을 풀어놓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생기를 주는 해남의 자연, 무작정 사랑합니다.
이토록 좋은 해남의 자연을 우리는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토록 풍요롭고 아름다운 대지에서 태어나고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내 고장을 사랑한다는 데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듯 우리도 조건 없이 내 고장을 사랑합니다.
나이가 먹는다는 것은 포용의 힘이 커짐을 의미하는가 봅니다. 지역 어르신들을 만날 때면 여유와 포용의 힘을 보곤 합니다. 또한 지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의 힘을 느끼곤 합니다.
애정이 크기에 지역에서 갈등이 생기면 자신의 몸에 커다란 생체기라도 난 듯 무척 가슴 아파하십니다. 말없는 어르신들을 통해 고향사랑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우곤 합니다.
고향 사랑 중 함께 살아가는 지역민들과의 상생과 조화, 이해와 배려가 얼마나 비중이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아무리 나에게 아름다운 대지와 자연이 있더라도 그것을 공유하는 이들 간의 반목과 갈등이 상존한다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어느 어르신의 말씀이 기억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미움과 예쁨은 모두 자신 속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밉더라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그 삶의 내면을 조금만 관심 있게 바라본다면 예쁨의 마음이 자리 잡는다는 것입니다.    
자주 가는 가게가 있습니다. 그 집 주인은 열심히 살아가는 듯하지만 친절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타인으로만 존재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분의 성장과정을 알게 됐습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그래서인지 현재의 삶에 더욱 감사하고 남의 아픔을 지나치지 못하는 그분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부턴 그분의 삶이 너무도 크게 다가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 다릅니다. 이상도 꿈도, 가치관도 다릅니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사회는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겠지요. 그러나 동질성도 무한히 가지고 있는 게 인간일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개혁을 항상 원합니다. 개혁을 원한다는 것은 목표가 있음을 의미하며 더 나은 삶, 더 나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모든 생명체에 대한 사랑이 내재되지 않는 개혁은 오히려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이 대표적인 경우겠지요.
혹 우리도 일상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이 없는 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간혹 인간에 대한 사랑보다는 나와의 의견이 다름을 지적하고 그 속에서 나의 차이성을 남들에게 부각시키려는 것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지는 않을까요.  
설도 지나고 입춘도 지났습니다. 올해에는 해남의 대지 위에 갈등보다는 상생의 힘을 키우는 한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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