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가운데 있는 우물샘. 믿기지 않겠지만 북평면 와룡마을에 실제 존재한다.
북평 와룡마을에 있는 짜우락 샘은 특이하게도 바다안에 샘이 위치하고 있다.
밀물이 들면 사라졌다 썰물이 되면 다시 나타나는 신비의 바닷길과도 흡사한 이 샘은 철철 흐르는 물 때문에 바가지로 바닷물을 조금만 거둬 내면 금새 깨끗하고 맑은 샘물로바뀌는데 그 물맛 또한 일품이라고 한다. 또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예로부터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한다.
와룡마을 사람들이 이 샘을 복원하기 위해 모두들 나섰다. 어느 해부터인가 방치됐던 이 샘을 복원하게 된 이유도 정말로 전설 같은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일년전 마을을 지나가던 한 노인이“누가 누워 있는 용의 두 눈을 가렸을꼬”라며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처음엔 미친 사람의 중얼거림으로 생각했던 마을사람들은 예사 노인이 아닌 것 같아 노인을 불러 이유를 물었다.
“노인장 방금 무어라 말씀 하셨습니까?”
눈을 감고 한참을 뜸들이던 노인은“바닥에 엎드려 잠시 쉬고 있는 용의 두 눈을 가려 놓았으니 마을에 변고가 생기지”라고 답한다. 노인의 말은 1년 새 마을의 젊은 청년 7명이 급사한 것을 두고 한 말이라 생각한 주민들은 걱정이 앞섰다.이어 노인(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돌팔이라 말한다)은“가려진 용의 두 눈을 뜨게 해줘야 마을이 무사할 수 있다”며 홀연히 마을을 떠났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 청년들이 근래 들어 비명횡사하고 있어 불안해하던 마을 사람들은 용의 두 눈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몰라 전전긍긍하다 순간적으로 한 가지를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지난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의 식수원으로 사용하다 지하수 개발로 방치됐던 짜우락샘(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부르는데 두개의 샘이 나란히 있어 실제로 용의 두 눈처럼 생겼다)이 생각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마을 청년들의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 샘을 원상태로 복원키로 하고 부녀회가 앞장서기로 한 것이다.
흡사 전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그 노인의 말을 믿고 있다.
최정애(75) 할머니는“젊디 젊은 청년들이 아무 이유 없이 죽어 나가는디 그냥 볼 수만 없는 것이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샘을 복원하기로 했당께”라고 말했다.
또 천미선(50) 부녀회장도“굳이 그 노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바닷가 마을인 와룡마을 특성 때문에 지하수에 염분이 많아 음용하기 힘들어 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나이 드신 마을 노인분들도 짠맛이 전혀 없는 짜우락샘이 제격이라 했다고 말했다. 짜우락샘을 사용하지 않아 안 좋은 일들이 많이 발생한 것 같다는 와룡마을 조정현(47) 이장은 짜우락샘이 정식으로 음용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무안 수질검사소에 검사를 의뢰했다며 보름 후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샘 복원과 경관 정비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바다 안의 샘이라는 특이성 때문에 관광객이나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해남군에 관광 인프라확충 차원에서 지원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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