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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51·해남읍)씨는 짱뚱이 잡이 달인으로 통한다.
지금은 동면에 들어간 짱뚱이 때문에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있지만 3월 말부터 11월 말까지는 매일같이 갯벌로 향한다는 그는 한번 들어가면 담배 필 시간도 없을 만큼 짱뚱이 잡이 삼매경에 빠진단다.
바다도 아닌 물이 몽땅 빠진 갯벌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김 씨. 짱뚱이 낚시를 모르는 사람들은 갯벌 한가운데서 낚싯대 드리우고 있는 김씨를 보면 모두들 의아해 한다. 그러나 한순간 낚싯대를 당겨 짱뚱이를 낚아채는 솜씨에는 다들 입을 다물 줄 모른다.
급물살 속에서 숭어를 낚은 우수영 틀채잡이에만 스릴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갯벌 짱뚱이 낚시도 묘미와 스릴이 넘친다.
짱뚱이는 본래 바다에 사는 물고기인데 물속 보다는 갯벌에서 뛰어 다니길 좋아하기 때문에 이 녀석을 잡기 위해서는 바닷물이 빠질 때를 기다려야만 한다.
짱뚱이 잡이 생각에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김 씨는 제철이 되는 4월까지 기다리기가 무척 지루한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짱뚱이 잡이 준비에 나서고 있는 그는 짱뚱이 잡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낚싯대란다.
보통 짱뚱이는 인기척에 매우 민감해 가까이에서는 도저히 잡을 수 없다고 하는데 그래서 발명해 낸 것이 짱뚱이 낚싯대다.
이 낚싯대는 미끼를 사용하지 않고 삼지창이나 사지창으로 된 바늘로 짱뚱이를 긁다시피 잡는데 줄 길이만 20m나 된다.
낚싯줄을 원하는 포인트에 던진 다음 잽싸게 낚아챈다. 그러면 낚시 바늘에 짱뚱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온다.
이런 낚시방법을 홀치기 낚시라고 한다. 미끼도 없이 잡고자하는 짱뚱이 앞에 눈치 채지 못하게 던져놓았다가 재빨리 낚아채는 방법이다. 낚싯바늘은 4개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함께 묶여 있어 짱뚱이가 쉽게 걸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짱뚱이 잡이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김 씨처럼 달인이 아니더라도 상당한 숙련 기간이 요구된다. 그런데 김 씨가 짱뚱이 잡이를 하는 곳은 해남이 아니다. 인근 강진에서 짱뚱이를 잡는다고 하는 김씨는 해남은 간척과 매립으로 짱뚱이 서식지가 파괴되었기에 강진으로 떠난다고 말한다.
환경오염이 없는 지역에서만 자라는 짱뚱이는 맛도 맛이지만 갯벌 위에서 하루 종일 햇볕을 받고 자라 비린내가 없어 술안주로 훌륭하단다.
하지만 짱뚱이 서식 지역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다는 김 씨는 그래도 짱뚱이 잡이를 나설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한 달 후 길어도 한 달 보름후면 언제나처럼 낚싯대를 들쳐 메고 갯벌을 향하는 김씨를 따라 나서보자.
김희중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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