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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전문의요 상담가로 더 알려진 레이첼 나오미 레멘이 쓴 ‘할아버지의 축복’이라는 책에 소유와 체험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여의사는 가까이 지내는 한 가난한 예술가의 집에 자주 찾아 갑니다. 그 집에는 남자아이 캐니가 있어서 그와 함께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놉니다. 장난감 자동차는 두 대인데 그 중 하나는 찌그러진 것입니다. 두 사람은 거실 이 창턱에서 저 창턱까지 상상으로 붙인 온갖 이름의 길을 재미있게 달립니다. 당시 아이들에게는 바퀴가 큰 자동차가 인기가 있었고 캐니도 갖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부모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자동차를 선물할 기회를 찾습니다. 마침 한 석유회사가 일정액 이상을 주유하면 사은품으로 바퀴가 큰 장난감 자동차를 내놓았습니다. 그녀는 동료 의사나 간호사에게 사유를 설명하며 그 석유회사 제품을 주유하고 사은품을 모아달라고 했습니다. 스무 명 정도 종류가 겹치지 않게 소방차, 포르쉐, 폭스바겐, 리무진 등을 받아오게 했습니다. 다 모은 후 그녀는 아이에게 이 장난감 자동차들을 선물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후 아이는 장난감자동차 놀이를 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이상해서 아이에게 장난감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묻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살짝 돌리고는 난처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레이첼선생님, 저는 이제 이 많은 자동차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충격을 받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정말 좋아하는 지를 먼저 생각하고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갖지 않도록 주의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현대 자본주의사회는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많이 갖는 것을 至高의 善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多多益善이라고 말한 한신이 어떠한 말로를 걸었던 가를 역사는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사랑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오히려 삶을 공허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마음의 공허를 채우려고 더 많은 물건을 사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음식을 먹지만, 많은 것의 소유가 공허한 마음을 채우는 것이 아님을 많은 시행착오 끝에 체험을 통해서 깨닫습니다. 많이 갖지 못해서 공허한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공허하다는 것을 우리는 어떤 계기를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소유에는 만족이 없고 사랑할 수 있는 것만큼 소유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자연의 모습은 곡선입니다. 자연은 물과 흙이 대부분입니다. 과학 문명은 인간을 인간의 근원인 흙과 물로부터 격리시킵니다. 인간은 효율을 위해서 직선화하기를 좋아합니다. 과학을 이용한 기계화는 대량화, 획일화, 직선화를 가능케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바다에 이어 강마저 직선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과학과 기술문명에 대한 과신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 준 편리함과 효율 때문에 과학과 기술을 맹신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에는 많은 유익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많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있음을 간과하게 되면 그 피해로 지구가 위태로워 질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공해, 전쟁, 핵, 온난화, 난개발 등은 결국 과학과 기술의 부산물이기 때문입니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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