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나무들에게는 혹독한 시련기였다. 겨울을 지낸 상록 활엽수는 물론 비교적 추위에 강하다는 소나무마저 동해를 입어 이파리가 누렇게 말라 들어갔다. 자연재해 앞에서 인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는 하나 아쉬움은 남는다.
전남도에서는 따뜻한 전남 이미지를 위해 상록활엽수를 가로수로 채택할 것을 권장했다고 한다. 남해안에 인접한 많은 지자체들이 난대수종을 가로수로 채택하고 식재에 들어갔다.
이러한 권장 때문에 많은 농가들이 난대수종을 심기에 이르렀고, 도에서도 난대수종 재배농가에 후박나무나 황칠 등의 묘목을 더 늘려줄 것을 당부해 왔다. 그러나 1개월 이상 몰아친 한파에 먼나무, 후박, 담팔수 등의 묘목들의 이파리가 까맣게 타들어갔다.  
이와 같은 난대수종 동해를 두고 일반적인 여론은 인간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자연재해보다 인간의 책임을 거론한다. 해남군의 가로수 정책에서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지역의 기온 차에 따른 수종 선택의 미흡, 잘못된 식재 시기, 해남산이 아닌 제주산 수종 선택 등이다. 해남은 비교적 겨울철 기온이 따뜻한 지역이다. 그러나 해안쪽과 내륙쪽은 많게는 4~5도 이상의 기온차를 보인다. 해안쪽으로는 난대수종을 심을 수 있지만 내륙쪽은 추위에 강한 수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재 시기는 가을철보다는 봄철로 잡아야 한다. 낙엽수는 겨울이면 생장을 멈추고 나무의 수분 또한 모두 버리기 때문에 동해를 입지 않지만 상록활엽수는 얘기가 다르다. 나무가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역이기주의를 떠나 제주산 수종에도 문제가 있다. 제주가 난대수종의 메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해남 기후에 맞게 노지 적응이 된 해남산이 활착에 성공할 확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난대수종에 대한 정책적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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