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행복하세요!” “차 멈추면 건너세요.”
우슬재쪽에서 떠오른 밝은 햇살이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골고루 비친다. 생글생글 밝은 얼굴들이다. 노란색 ‘정지’ 깃발을 든 조경섭(49)씨가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아이들도 반갑게 화답해 온다. 올해 갓 입학한 아이 손을 잡고 온 학부모들도 생긋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활기찬 아침이다.  
해남싱크를 운영하는 조경섭씨는 해남서초(교장 이병원) 후문에서 매일 아침 7시 50분부터 8시 30분까지 등교지도를 한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하던 조 씨는 지난해 3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마침 집이 서초 후문 주변이라 아침 일찍 교통지도를 하기로 했다. 이른 아침 조금만 시간을 내면 해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아이들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입니다. 티 없이 맑은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의 시작을 애들과 같이 해서 오히려 제가 더 행복합니다.”
지난해 3월 처음 교통지도를 시작할 때는 아이들도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조 씨가 서글서글 웃는 얼굴로 자꾸 인사를 건네자. 아이들도 장난도 치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 오기 시작했다. 몇 초간 아이들이 보내준 미소만으로도 하루 종일 마음이 포근하단다.
아이 손을 잡고 나온 한 학부모는 아침부터 무지 애를 써주는 분이라며, 이른 아침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시간을 내주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해남서초등학교도 매일 아침 교통지도를 해준 조 씨에게 학교 차원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조 씨가 있어 걱정 없는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 씨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 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바쁜 아침이지만 조금만 시간 여유를 갖고 횡단보도를 통해 길을 건너 줄 것을 당부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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