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육 죽으면 초·중도 위기


박태정 기자/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지난달 25일, 직속기관장·교육장, 본청 국과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연찬회에서 고교 통폐합과 거점중학교를 집중 육성하는 ‘선택과 집중’의 정책을 펼쳐 나갈 것임을 밝혔다.
장 교육감은 2020년이 되면 학생수 20만명선도 무너지고 전남교육의 구성원들도 1/3로 줄어들어 전남교육계가 심각한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2개 시군에 거점학교를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교육감은 이들 거점학교에 대한 집중적인 행·재정적 지원으로 대도시와 비견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면 대학진학을 염두에 두고 명문고를 선택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학생들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 교육감은 특히 지역이기주의로 고교 통폐합이 어려운 지역에는 거점학교만 집중적으로 육성해서 자연스럽게 통폐합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육감의 이 같은 방침은 고등학교 교육이 죽으면 초․중학교 교육도 동반해서 죽게 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역에 명문고가 버티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도시로의 전출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거점 고교 교육을 위해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장 교육감의 이와 같은 방침은 전남지역의 학생수 지키기와도 연관이 되지만, 해남군의 8만 인구 지키기와도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각 대학에서는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고교서열화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려 할 것이고, 학부모들은 명문고교를 보내기 위해 도시로 이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지역사회 내에서는 해남고만의 편향된 지원에 못마땅해 하는 여론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남교육의 결정판은 고등학교 교육이라는 장 교육감의 선언은 그르지 않다. 한 사회가 건전한 경제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인구가 필요하다. 한 국가가 수출에 의존하지 않고 내수 경기만으로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인구는 1억이라고 한다.
해남군이 표방하고 있는 8만 인구 지키기는 필요충분의 인구는 아니다. 더 이상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다급한 마지노선일 뿐이다.
해남에는 인구 유입을 유도하거나 유출을 막아줄 4년제 대학이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남고의 2011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는 눈부신 성과다. 언어영역과 수리(나)영역의 표준 점수 향상도가 전국에서 17위, 22위를 차지했고, 언어영역 1,2등급 향상도도 전국 27위에 올랐다. 이는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긍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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