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문학관은 전국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 문학관을 건립했을 때의 내용물을 그대로 전시하고 있는 곳이 태반이어서 대부분 관광객들은 별다른 감응없이 한번 찾는데 만족하고 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해남 연동에 들어설 문학관은 대도시 미술관처럼 매시기 기획전시회를 마련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를 기획하고 운영할 전문 큐레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해남군청 상황실에서는 군 관계자와 지역 대표, 문학단체와 문인들이 모인 가운데 읍 연동에 들어설 땅끝순례문학관 건립 기본계획 중간보고회가 있었다.
1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땅끝순례문학관은 땅끝해안선을 은유화한 나선형 곡선을 따라 땅끝을 순례하는 길을 형상화한 동선으로 구상됐다.
문학관의 상설전시1관은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해남 문학의 흐름을 개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며, 상설전시2관은 해남의 주요 작가인 이동주, 박성룡, 김남주, 고정희 전시관으로 기획됐다.
용역을 맡은 전남대산학협력단 정경운 교수는 장흥이 소설의 고장이라면, 해남은 유독 걸출한 시인들이 많이 배출되는 시의 고장이라며, 해남은 전국 어디에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을 문화적 자산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상설전시관 운영은 프로그램을 계발해 살아 있는 문학관으로 운영하는 것이 차별화된 문학관 운영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학관 개관 준비와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전시 콘텐츠를 조정할 수 있는 준비위원회와 상근 전문인력이 사전 배치돼 전시콘텐츠를 수집, 분류, 선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전문인력이 문학관 전시 실시설계팀과 합류해 전시설계방식과 콘텐츠의 불일치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주기념사업회 김경윤회장도 처음에는 누구나 관심을 갖고 문학관을 찾지만 새로운 기획이 없을 경우 외면당할 수 있다며 전문인력 배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연동에 들어설 문학관과 관련해 대도시 미술관 운영을 눈여겨 볼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러 미술관은 특별전과 기획전을 끊임없이 마련해 관람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고 다양한 체험거리를 마련, 청소년들에게 미술이 전문가들만의 공유물이 아닌 일상의 문화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은 전문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칫 연동에 들어설 문학관이 전문인력 없이 운영될 경우 처음에 전시된 내용물만이 벽을 장식하고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체험거리만 선보여 자칫 박제화 된 공간으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날 용역발표에 나선 정 교수는 문학관 내에 방문객이 댓글을 달아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이야기박물관과 방문객을 상대로 한 365백일장, 자신이나 지인에게 쓰는 문학엽서, 학교 동아리나 소모임을 연계한 시창작 교실, 청소년문학캠프, 땅끝문학순례길 답사, 토요문학아카데미, 생태자원을 이용한 문학치유, 해남문학춘전 연계, 해남예술인 연계, 해남시인선집 발간, 아트북 발간 등의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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