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지 활용방안 놓고 농민-농식품부 맞서
간척지 임대기간과 재배 품목을 놓고 농식품부가 한발 물러섰다.
당초 농식품부는 간척지 임대기간을 놓고 벼농사를 지을 경우엔 임대기간을 1년으로 한정한 대신 타 농작물을 재배할 경우에는 5년으로 한다는 지침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김영록 국회의원이 마련한 간척지 활용방안 간담회서 올해는 간척지에 벼 재배를 인정한 대신 임대기간은 내년에 다시 협의하자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해남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지역민을 위한 간척농지 활용방안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간척지 장기임대가 해남의 최대 현안임을 반영하듯 400여명의 농민들이 참석했다. 이자리는 농식품부가 간척지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타 작물로 전환하려 한다는 농민들의 반발 때문에 마련됐다.
김영록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는 이양호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과 유명철 농어촌공사 기금관리처장이 참석해 간척지 농지이용에 대한 정부입장을 발표했고, 박종기씨의 간척지 영농 추진경위 실태 설명에 이어 간척지 해당지역 이장단장들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양호 농업정책국장은 간척지 매립당시에는 쌀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쌀 재고가 넘쳐나고 있어 쌀 외의 작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쌀 수급상황상 간척지 벼 재배 임대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당진 석문지구도 동일한 조건으로 신청을 받아 시행중에 있어 해남 간척지 임대계획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지역 이장단장들은 지난해 2월말 간척지 5년 장기임대를 기본으로 면적 배정까지 마친 상황에서 불과 한 달도 안 돼 농식품부가 지침을 변경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또 간척지에서 벼 외의 타작물 재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여건도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작목을 전환하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 행정의 표본이라고 강조했다. 계곡 임행주 이장단장은 간척지에서 벼 외 옥수수, 고구마, 감자, 사료작물을 재배해봤지만 염기와 침수 등으로 농사를 망쳤다며 당초대로 5년 장기임대로 가되 준비과정을 거쳐 작목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농민들의 주장에 대해 이양호 농식품부 국장은 올해는 벼를 재배해도 차별을 두지 않겠다며 쌀 수급상황을 고려해 임대기간을 내년에 다시 결정하자고 한발 물러섰다.
이 자리에서 김영록 의원은 농식품부가 기존의 간척지 장기임대 정책을 고집할시 농어촌정비법 개정을 통해 반드시 수도작 임대기간을 1년이 아닌 5년으로 늘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간척지가 국가소유지만 농지를 만들어 농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농식품부는 농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간척지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기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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