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지역에 마을 동제가 가장 잘 보존되고 있는 송지면.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송지는 생활의 터전이 바다라는 것 때문에 전통 신앙이 잘 남아 있어 매년 설 무렵과 보름에 마을마다 동제를 지내고 있다.
생기복덕을 가려 제주를 뽑아야 하고 삼가야 할 것도 많은 등 부담이 많은데도 현대에 이르러서까지 송지면에 동제가 많이 남아있는 것은 미황사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예로부터 미황사 스님이 마을 동제를 함께 주관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을마다 동제가 보존되고 있다는 것이다.
송지면에서 설에 동제를 지내고 있는 곳은 통호와 마봉, 어란, 월강 등이며, 보름 동제는 동현, 산정, 금강 등이다.
민속연구가 박필수(46)씨는 이 지역 동제의 특징은 대포수의 존재를 꼽았다.
일반적인 풍물에서는 상쇠가 모든 것을 주관하지만, 이 지역은 대포수가 총 연출자이고 상쇠는 그 보조 임무를 띠고 있다고 한다.
또한 대포수의 모자는 제사장의 모양인데, 아직 연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샤먼이 쓰는 모자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박씨는 2001년 조사결과를 예로 해남에서는 송지면을 비롯해 90여 곳에서 공동 제의를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으로 동현마을과 산정마을의 보름굿이 있다. 동현마을 보름굿은 27일 토요일 오후 4시에 열리는데, 마을의 안녕을 비는 당제를 지낸 뒤, 마을 입구에서 배고픈 신들을 위한 헌식굿, 마을을 돌며 지신밟기, 음식 나누기 순으로 진행된다.
산정의 보름굿 역시 27일 저녁 7시 마을 당제로 시작이 되는데, 8시에 헌식굿과 쥐불놀이가 진행된다.
일요일인 다음날 아침에는 마당밟기가 이어지며 밤에는 산정 당산 은행나무 아래서 달집을 태운 뒤, 재담과 노래, 개인이나 집단의 장기를 보여주는 판굿을 벌인다.
한편 이날 미황사에서는 굿을 보러 온 사람들을 위해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마련한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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