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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춘(이화수필문학회 고문)
이화수필문학회는 해마다 4월이 되면 문학기행을 떠난다. 문인들의 생가와 문학관, 그리고 역사․문화 유적지와 경관이 수려한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대흥사 올라가는 산책로, 남쪽 지방의 특색인 동백꽃이 떠나기 아쉬운 듯 주춤거리는 찬바람을 맞으며 빨간 꽃잎과 노란 꽃술이 선명한 색을 자랑했다. 봄비를 맞아 연초록 잎을 틔운 나무들이 아치형의 터널을 만들어 환영한다는 인사를 싱그러움으로 속삭여 준다. 대흥사는 두륜산 중턱에 위치한 아름다운 사찰이다. 대흥사 뒤로 보이는 능선은 부처님이 누운 형상이었다. 자연이 빚어놓은 와불상이라고 한다. 보면 볼수록 신비롭다.
다음날 일찍부터 서둘러 우항리 공룡화석박물관에 갔다. 해외여행 중에 몇 나라의 자연사 박물관에 가 본 적이 있지만 공룡 발자국이 있는 곳에 건물을 지은 박물관은 처음이다.
화석을 마모되는 일없이 보존할 수 있고, 자연채광과 습기를 유지하여 공룡이 살던 그 토양위에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발자국 화석을 보면 그 시기에 살았던 공룡의 종류도 다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생대의 공룡 발자국처럼 우리도 신생대의 인간발자국을 남기자는 농담을 하면서 땅을 밟았다. 역사 탐방을 하는 어린 학생들처럼 신기해하며 즐거워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울돌목. 소용돌이치는 물살을 보면서 나라를 위해 혼신을 다해 싸운 충무공의 업적에 다시 한 번 더 감사했다. 이 곳이 법정스님의 고향이라는 것도 새삼스러웠다.
달마산 아래 천년고찰 미황사. 단청을 하지 않아서인지 고색창연했다. 때로는 꾸미지 않음이 더 편안함을 느끼게도 한다.
아름다운 경관을 보면서 떠나기 아쉬웠는지 우리는 미황사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곳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동해 김치 정보화마을’이었다. 그 곳 마을 분들이 ‘환영 합니다 이화수필문학회’ 라고 쓴 현수막까지 걸어놓고 우리 일행을 환영했다. 준비한 인절미와 비빔밥, 복사꽃과 진달래를 동동 띄운 동동주 맛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마을 분들이 전날 직접 채취한 나물로 만든 비빔밥은 맛도 좋았지만 섬세한 마음 씀씀이와 정성을 더 잊지 못할 것이다. 봄꽃을 띄운 동동주는 한 편의 시였다. 홀짝홀짝 마신 동동주에 복사꽃처럼 발그레해진 우리는 동동주에 취하고 후한 인심에 취했다.
김치 속을 직접 넣는 체험을 하고, 각자 속 넣은 김치를 봉투에 담았다.
일박이일 일정으로는 해남의 볼거리를 다 체험할 수 없었다.
떠나기 전에는 해남에 관해서는 땅끝 마을이라는 것과 배추가 많이 생산된다는 것 외에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해남은 청정지역으로 생산품이 많았다. 옛날에는 쌀, 소금, 목화가 주요 생산품으로 삼백三白이 유명했지만, 지금은 쌀, 노란고구마, 천일염, 마늘, 배추 외에 각종 수산물이 많이 생산된다. 다른 지역보다 일조량이 더 많아서 밥맛이 좋고, 특히 ‘한눈에 반한 쌀’은 브랜드 쌀로 유명하다.
해남은 땅끝이면서 시작이 되기도 하는 곳이다. 시작은 희망이다. 아름답고 희망이 있는 해남. 인정 많은 분들이 계시는 고향을 안내 해준 박종승 문우님, 이종록 군의회의장님과 김홍길 문화관광과장님, 환영해 주신 정보화마을 많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