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칠곡군 호국의 다리(왜관철교)가 6월 25일 새벽에 붕괴된데 이어 상주보 가동보쪽 제방이 수백미터 붕괴되었습니다. 새로 쌓은 제방 안쪽, 90년대에 쌓은 제방마저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난 5월 구미 단수사태 때도 상주보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 이어 조경공사까지 마쳤는데 더 크게 무너진 것입니다. 조금 더 아래쪽의 천연기념물 327호 원앙이 노닐고 문화와 생태가 살아있는 고향의 강으로 지정된 병성천 입구는 역행침식(逆行浸蝕)으로 찢겨져 있습니다.
이제 장마의 시작인데요. 4대강 공사 구간에는 본류 지천할 것 없이 붕괴와 침식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제방을 흙이나 돌망태가 아닌 콘크리트로 대체하고 다리는 교각을 대대적으로 보강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겠지요. 이러한 보강 작업 비용을 정부는 산정하고 있을까요? 작년 3월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는 한국의 4대강 사업을 ‘복원인가 파괴인가?(Restoration or Devastation?)’라는 제목으로 다루면서 시대착오적이고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파괴적인 사업임을 지적했습니다.  
낙동강은 발원지 태백에서 부산까지 천삼백 리지만 세 개의 지류가 합하여 강다운 강을 이루는 상주 퇴강부터 비로소 낙동강이라 합니다. 퇴강의 큼지막한 표지석에는 ‘낙동강 칠백 리 이곳에서 시작되다’가 새겨져 있습니다. 낙동강은 상주의 옛 이름인 상락의 동쪽에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상주에는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이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저도 낙동강 순례시 이 모임의 안내를 받았습니다. 상주의 경천대, 병성천, 상주보 그리고 예천의 회룡대와 三江酒幕 등을 이 분들의 자상한 설명을 들으며 걸었습니다. 아름다운 경치와 대비되는 중장비소리를 들으며 걸었습니다. 경천대나 회룡대는 강이 마을을 휘감고 절벽 아래로 흐르는 무안 몽탄의 느러지마을 식영정을 닮았습니다. 이 절경들이 훼손되는 아픔을 우리는 보고만 있네요. 병성천은 임진왜란 후 민심을 수습하려 유림이 세운 도남서원과 병풍산성 사이로 흘러서 낙동강과 합류합니다. 병풍산성은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가 왕건과 일전을 벌인 곳이고, 그 이후 아자개는 왕건에게 귀순합니다. 도남서원에서 바라보는 봉황산(비봉산) 절벽은 절경이어서 많은 시인 묵객들의 애용 장소였습니다.  
홍수 예방을 위해 시작한 4대강 사업은 홍수로 인해 반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상주보 제방 붕괴는 그 시작에 불과합니다. 역행침식의 본보기가 병성천 합류 지점입니다. 4대강 곳곳의 붕괴와 침식은 수자원학회로 하여금 책임론을 등장시켰습니다. 물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합니다. 강은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을 수로로 만들려는 전근대적 사업은 이제 멈추어야 합니다. 보를 허물고 모래와 자갈을 강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의 치유력은 바로 나타날 것입니다. 강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은모래가 모래톱을 만들고 맑은 강물이 여울을 타고 흐르는 섬진강처럼 4대강도 치유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의 반격은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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