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행복을 나누는 해남의 여가수
장애인 위한 자리라면 어디서든 열창


“참을 수가 없도록 이 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 가수 이미자씨의 노래 여자의 일생. 최명숙(51)씨는 온 마음으로 이 노래를 부른다.
자신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노래. 가난도 겪었고 병도 앓았고 아픔도 경험했던 그녀는 자신의 특기인 노래로 봉사하는 삶을 산다. 특히 그녀가 찾고자 하는 이들은 장애인들이다. 그들 앞에서 그녀는 여자의 일생을 꼭 들려준다. 서로가 아픔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여서 일까. 듣는 이들도 부르는 그녀도 눈에 눈물이 고인다.
힘든 일이 있으면 그녀는 장애인들을 찾아 노래를 부른다. 그것도 저 가슴 밑바닥에서 나오는 감정을 담아. 그녀의 노래를 통해 장애인들은 힘을 얻는다. 그들의 격려에서 그녀도 힘을 얻고 그리고 세상은 살아야 할 의미와 가치가 큼을 깨닫는다.
너무 가난해 평생 이사만 다녔던 삶, 다섯의 자녀와 함께 할 넓은 공간이 없어 명절 때도 만나지 못했을 만큼 그녀의 삶은 빈곤했다. 그러나 그녀는 좌절하지 않았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악착스럽게 일하고 더욱 웃고 더 열심히 복지시설을 찾아 봉사를 했다.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집도 지난해 장만했다. 가족이 다 모일 수 있는 장소, 자녀들은 일주일 휴가를 얻으면서까지 집에서 살다가 간다.
그녀는 자신은 모든 것을 다 얻었다고 말한다. 가난도 병도 이겨냈고 그런데다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장애인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단다. 그녀가 장애인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신이 너무도 아픈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만나는 장애인들도 모두 아픔을 안고 있고 그것을 이겨내며 살고 있기에 보고만 있어도 힘이 난다는 그녀, 언제까지나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이들이다.
그녀는 해남읍에서 비오동 보쌈전문점을 운영한다.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며 낮에는 봉사활동을 한다. 광주에 있는 복지시설도 가고 각 마을 회관도 찾는다. 해남에 복지시설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가 노래교실을 열었던 그녀다. 또한 그녀의 노래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아예 사비로 장비도 갖춰 놓은 상태다. 식당이 비어있더라도 손님들은 느긋하게 기다려줄 줄 안다.
노래를 부르기 전 그녀가 꼭 하는 말이 있다. 내가 행복하면 해남군민 모두가 행복하다는 말. 그래서 그녀는 항상 웃고 힘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식당 주방에까지 거울을 걸어놓고 매일 웃는 연습을 하고 스스로에게 ‘너’의 삶이 행복함을 일깨운다.
콩팥도 기증한 바 있는 그녀는 광주 사랑의 장기기증 홍보대사로서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에는 각막과 시신, 뼈 등을 해부용으로 기증하겠다고 서약도 했다.  
그녀는 어디에서건 눈에 띈다. 갖가지 색으로 염색한 머리 때문이다. 노랑 보라 빨강 초록 등 농촌지역인 해남에서는 흔치 않은 머리색이다. 처음에는 다들 이상하다며 쳐다보던 사람들, 이젠 시장에서 만나는 노인들도 개성이 있다고 말한단다. 울긋불긋한 머리색, 그녀는 자신의 열정과 웃음을 머리색으로 표현했다. 머리색을 보면 힘이 솟는다는 그녀. 머리만 봐도 그녀를 알아보기에 행동도 더욱 조심해 지고 더욱 활기찬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다.
인생 자체가 봉사이고 봉사하는 삶이 있기에 세상은 살아야할 가치가 큼을, 봉사 속에서 자신을 찾는다는 그녀는 오늘도 노래를 통해 해남을 행복하게 만든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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