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씁쓸한 자화상
행정 탓하기 전 나부터


“쓰레기 투기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당신 가족은 잘 되라고 빌고 있습니까?”해남동초교 뒤쪽 푯말에 쓰여진 문구. 너무 막말이라는 논란도 일었지만 이곳이 해남 대표적인 쓰레기 투기장임을 말해주는 문구다.
쓰레기 총량제가 실시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읍 몇 곳은 여전히 쓰레기 투기장으로 이름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과 29일 읍 시가지를 돌아보며 쓰레기 투기 현장을 찾았다.
28일 오전 10시 30분 경 해리교에 방치돼 있던 쓰레기는 다음날 오후 6시까지 그대로 쌓여 있었다. 미암사거리 앞 전봇대와 5일 시장 주차장 인근, 대흥사우나 2호점 앞, 구교리 대보빌라 앞, 해남동초교 후문 전봇대 등도 이틀 내내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이들 지역은 해남 대표적인 불법 쓰레기 투기장이다. 특히 해남군청 민원실 앞, 금영아파트 앞 인도도 항상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소다. 홍교 다리도 마찬가지다. 분리되지 않은 채 버려진 쓰레기들, 종량제 봉투도 사용하지 않고 음식물까지 흘러나오는 등 악취도 심하다.
특히 읍 곳곳 공터는 예외 없이 쓰레기가 난무하다. 인근 건물 주인들이 갖가지 문구를 써 붙이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지만 개선될 기미는 없다.
해남군의 단속도 속수무책이다. CCTV도 설치하고 감시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밤에 몰래 버려지는 쓰레기를 막을 재간이 없다.  
미암사거리와 대흥사우나 2호 점 앞, 5일시장 주차장 인근, 터미널 앞에는 쓰레기 불법투기 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만 안내판 바로 밑에 보란 듯이 쓰레기 무덤은 자리한다.
금강저수지부터 시작한 해남천에는 8개의 다리가 놓여있다. 해리교, 천변교 등 이 중 위천교를 제외한 나머지 다리부근에는 쓰레기와 폐기물이 널려있다.
쓰레기 불법투기로 골치를 썩고 있는 한 읍 주민은 쓰레기 규격봉투 준수, 구분 분리 준수라는 문구까지 써 붙었지만 이 또한 허사이다.
음식물과 담배꽁초 등이 쌓여 역한 냄새가 나고 각종 벌레들도 들끓어 미관을 훼손시키는 쓰레기들. 모든 군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다.
특히 면단위보다 읍권의 불법 투기가 훨씬 심하다는 점이다. 실지 각 면소재지를 둘러보았지만 읍처럼 심각한 투기장소는 발견하지 못했다.
지역민들은 불법쓰레기 투기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불법 쓰레기 투기자를 찾는 것 자체가 힘들다.
많은 군민들은 행정의 단속이전에 이를 지키려는 군민들의 노력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공공의 장소에 쓰레기를 버린다는 것 자체가 공동체 질서를 해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기에 지키려는 노력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또한 행정에서도 불법 투기장소에 버려진 쓰레기를 그때 그때 수거하면서 계도하는 모습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쓰레기가 버려진 장소를 동산으로 산뜻하게 단장하는 등 청결한 곳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깨끗한 곳에는 쓰레기를 버리려는 행위가 그 만큼 줄기 때문이다.
버려지는 생활쓰레기, 군민의식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이 같은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할 해남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김희중 기자/
                                 양덕영 은빛복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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