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마차를 타고 이렇게 빨리 여정이 흘러 갈 줄 몰랐다. 태어난 순간부터 무엇인가 흘러가고 탈것에 타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며 살아간다. 보이는 인생마차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인생마차도 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인생마차 속에서 내다본 풍경의 스케치를 다 끝내고 한 편의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영화를 만들려 한다. 모든 흐르는 것 속에 타들어간 나의 모습들이 필름이 감기고 차곡차곡 쌓여 이제 먼지가 묻은 필름통을 털고 활동사진으로 움직여 본다. 꼭 나만의 생각은 생각이 아니고 이미 성현이나 작가들이 수 없이 한 말이나 잘 들리지 않아 감지하지 못하다가 어는 순간에 인생마차가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할 때 보지 않으려 해도 보여 진다.
헤라클레이토스는 ‘판타 레이(panta rhei)’ 즉 만물은 유전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을 통해 우주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찰리 채플린은 이 말을 약간 다르게 이 사악한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을 했다. 유전하는 것 흘러가는 것은 에너지이다. 인과율이라는 기준을 통해 스스로 내린 결정들이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를 판단한다. 죽을 때까지 만나야 할 운명을 지닌 친구는 인(因)과 율(律)이라는 친구이다. 이 친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올바른 시각과 태도를 지녀야한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삶에 불행이 꼬리를 물고 나타날 것이나 반면 신뢰와 관용 그리고 모든 것에 애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과율은 친구이자 자기 계발의 훌륭한 동반자로 그 사람을 따라 다닐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매 순간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순간들이 행복과 불행을 만들고 자기 자신의 자화상을 만든다. 흔히 말하기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누구나 결정을 내리려고한다. 어려운 일이건 쉬운 일이건 결정은 자신이 해야 한다. 그 결정은 가까운 미래에 결과로 나타나서 판단과 결정한 결과물이 표출된다. 나를 오늘의 나로 만들어 낸 일들은 순간의 실수와 생각의 미흡으로 혹은 정보의 빈곤과 지식의 고갈로 생겨 뿌리박지 못하고 대지에 튼튼한 자세로 서지 못하고 세찬 비바람에 넘어지는 나무가 된다.
매일 매일 드라마같이 생생한 인생을 살아오면서 써두었던 일기가 없다는 게 아쉽다. 왜냐하면 일기장에는 어떤 내용을 적어도 좋고 자신의 모든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면서 자신과 대화를 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기를 쓰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묵상법인 동시에 신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제 다시 작심삼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일부터는 일기를 써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삶은 살아 갈수록 순전히 자신과의 싸움이고 넓은 인생의 도장에 혼자 작품을 만들어 가는 독무대이다. 스스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감독을 하여 만든 한 편의 인생 영화이다. 나는 2년 전에 어느 영화사에 고문으로 들어가 아직 영화 한 편 만들지 못하고 겨우 영화 제목을 무엇이라고 정할 수 없어 꿈속에서라도 가칭 ‘돌연변이 322’장면의 “Nothing Is Permanent in this wicked world”라고 잠정적으로 정해 보았다. 각기 다른 장면(scene)인 322장면을 최장 32시간 2분 동안에 상연될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 세상은 참으로 변화무쌍하고 광범위한 무대이다. 이런 세상은 우리의 영혼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을 완전하게 펼칠 수 있는 무대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인생은 하나의 학교다. 나는 이런 학교에서 졸업을 타려고 안간 힘을 다하고 기력을 다 하지만 절대로 졸업장을 받지 못한다. 어떤 과목은 겨우 학점을 통과하지만 어떤 과목은 낙제점수이기에 졸업장을 주지 않는 것인 줄도 모른다.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매우 새로운 것들을 경험한다. 인생학교의 주교사는 ‘자연 법칙’이지만 돌연변이 인간들한테도 배우기도 한다. 자연법칙은 학생들 각자의 발단단계와 사고능력, 그리고 수준에 맞는 연극을 보여주고 저마다 다른 과제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매일 매일의 사건과 경험을 삶의 무대와 학교라 생각할 수 있다. 관찰하는 법을 배우라고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런데 문제는 돌연변이 인간이 문제다. 이들에게서 배운 다는 것은 법칙이 없다. 그러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오늘 어떤 사람들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였는지 반성하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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