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이란 완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건물이건 구조물이건 애초 그 시설물을 필요로 할 때에는 응당 그에 따른 목적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군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일단 지어놓고 보자는 식에 가깝다. 물론 인간이기에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까지 모두 고려하기는 힘들다.
국․도비를 끌어왔기 때문에 이를 반납하지 않으려면 사업을 펼쳐야 한단다. 반납하면 이후 국․도비를 끌어오기 힘들단다.
그 고충은 이해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짓는 시설물마다 운영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인가. 이는 해남군이 사람 위주의 사업을 펼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행정력을 시설물 짓는 곳에만 투입하다보니 결국 수백억대의 시설물들이 완공 후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공무원은 행정 전문가는 될 수 있어도, 프로그램 운영의 전문가는 될 수 없다. 시설물 운영에 대해서는 그 방면의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각 방면의 전문가들이 비일비재한 상황인데, 그들의 의견에는 귀를 막고 듣지를 않는다.
해남관내에는 수많은 군 위탁단체와 사회단체들이 있고 그 방면의 전문가들답게 많은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그러나 군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공무원은 그들 위에서 그들을 감시하고 감독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그들이 보다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반영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서류에서 눈을 떼고 각 방면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무엇이 진정 해남을 위한 길인가를 생각하라. 소탐대실이라고 했다. 서류상의 숫자에 갇혀 대의를 놓치지 말라. 해남의 구성원은 사람이지 건물이 아니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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