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 5일시장 어물전에 재미있는 간판 하나가 눈길을 끈다.
유리창에 새겨진‘홍애’라는 다소 익살맞은 두 글자. 이곳은 박지훈(37)·윤명희(37)부부가 운영하는 홍어 도매집이다.
10년 넘게 5일 시장에서 장사하던 어머니의 뒤를 이어 이곳에 둥지를 튼 박씨 부부는 4개월째 장사를 하고 있다. 박씨 부부는 매일 무게 10kg이 넘는 홍어를 번쩍번쩍 들어 올리며 홍어 썰기에 바쁜 시간을 보낸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자 벌써부터 음식점이나 잔칫집에서 주문이 꽤 들어온다.
박씨의 배달 서비스에 개인들도 많이 찾는 것을 보면 “한식 세계화 바람을 타고 홍어 역시 날개를 단것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연애시절 유독 홍어를 좋아하는 남편 덕에 수많은 홍어집을 다녀봤지만 도시에서 맛 본 홍어에 비하면 전라도 홍어는 중독성이 강한 특유의 맛이 있다고 홍어예찬이 끊이지 않는다. 홍어가 풍어라지만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홍어 값에 전라도 사람들의 음식 기호가 피부로 다가 온다. 잘 삭혀 알싸한 맛이 최고로 여겨지는 홍어. 내장을 넣어 끓인 애국 하나면 전라도 음식을 평정하고도 남을 법 하다는 말처럼 5일시장 어물동 홍애집을 가면 젊은 부부의 홍어사랑에 막힌 것들이 한꺼번에 뻥 뚫릴 것 같은 알싸함이 코끝을 자극한다.
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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