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로 인해 올해 자칫하면 김장배추를 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농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다음 주부터 김장배추를 심어야 하지만 잦은 비로 배추를 심을 수 있는 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다.
해남지역엔 이달 23일 현재 16일 동안 328㎜의 비가 내렸으며 17일 44.5㎜의 비를 시작으로 20일 68.5, 21일 8.5, 22일 4.5, 23일 7.5㎜ 등 6일 연속 비가 내리고 있다.
배추를 심기위해서는 밭갈이, 퇴비살포, 비닐멀칭 등을 해야 하는데 계속된 비로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이번 주말 비가 예보돼 있고 다음주 중 제11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할 것이라는 예보도 있어 이러다간 김장배추 정식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절임배추를 판매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1주일 가량 파종을 빨리해 이달 말 정식을 계획했던 농민들 중 일부는 밭을 만들지 못해 묘판을 엎고 다시 파종을 하는 상황이다.
비가 계속 내린다면 9월 10일경 정식을 고려해 파종한 농민들도 묘판을 엎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장배추는 늦어도 9월 15일 이전까지 정식해야 한다.
묘판을 갈아엎은 농민들은 김장배추 대신 겨울배추 재배를 계획하고 파종하고 있다.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배추뿐만 아니라 벼, 참깨, 고추 등의 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23일 현재 해남지역 강우일수는 16일, 총 328㎜의 비가 내렸다. 비로 인해 일조량도 지난해 에 비해 40%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이상기후로 인해 벼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평년의 경우 15~20일경이면 벼이삭이 출수해야 하는데 올핸 1주일가량 출수가 늦어지고 있다.
또 잦은 비로 병해충 방제가 어려워 문고병 등 병해충 발생이 높은 상황이다. 농민들은 태풍으로 인한 염해와 백수 피해와 함께 8월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벼 수확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태풍이 또 오고 비가 계속된다면 벼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밭작물인 참깨와 고추 피해도 만만찮다. 참깨의 경우 지난 7일 태풍으로 참깨 꼬투리가 맺기 시작할 시기에 쓰러져버려 수확량이 절반가량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추의 경우도 고춧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찢겨 더 이상 수확할 고추가 없을 정도이다. 이 같은 피해로 고추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건고추 1근당 1만5000원, 고추 중간 상인들은 선별은커녕 비닐하우스에서 마르고 있는 고추까지 수집하고 있다.
농민들은 농사는 하늘에 달려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비가 안 오면 농사에 큰 무리가 없겠지만 기상청 예보대로 다음 주까지 비가 온다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박성기 기자/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