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사이로 가녀린 꽃잎이 들려 손톱위에 살짝 오른다. 행여 꽃잎이 날아갈까 봐 숨죽이는 순간이다. 그 위에 메니큐어를 바르면 꽃술의 섬세함까지 손톱 위에서 살아난다. 흔히 네일아트에는 보석을 대신해 반짝이는 큐빅 등이 소재로 쓰이지만 압화는 자연이 선물한 보석이다. 꽃꽂이, 다도, 서예에 조예가 깊은 옥천면 은향다원의 안주인 김은숙(70)씨가 압화(누른 꽃)를 이용해 네일아트(손톱장식)를 선보였다.
압화란 책갈피 속에 끼워둔 꽃을 연상하면 된다. 압화를 이용해서 네일아트뿐만 아니라 화선지에 원근과 입체감이 두드러진 대형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으며, 휴대폰고리, 머리핀, 열쇠고리, 보석함 장식, 다이어리 표지 장식 등의 제작도 가능하다.
네일아트에는 손톱 위에 올릴 수 있는 안개꽃 크기의 조팝꽃, 가막살꽃 등 흰색의 작은 꽃들이 쓰인다. 그리고 압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형형색색의 예쁜 물을 들인다. 화선지에 그림 형태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나뭇잎이나 풀, 꽃 등이 소재로 사용되는데, 자연이 머금은 빛을 이용해 정물화는 물론 풍경화 표현도 가능하다. 압화를 이용한 풍경화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자연 자체가 위대한 화가라는 생각이 든다. 서양에서는 압화가 보편화됐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는 20여년 정도 됐다.
최근에는 도시권을 중심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김 씨는 압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만개하는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면서 꽃을 채집하는 과정에서 꽃과 친숙해지고, 꽃이름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우리의 자연을 사랑할 수 있게 되며, 정서적인 안정을 가져다 줘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톱에 압화를 장식했던 한 주부는 엄마가 아이들의 손톱에 물들여주면 좋겠다며 금방 예쁘게 변한 자신의 손톱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또한 외출할 때 간단한 장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여름철엔 엄지발톱에 장식하고 샌들을 신으면 발이 훨씬 예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날 들춰보는 책갈피 속의 빛바랜 추억처럼 압화는 세월이 흘러도 은은한 자연의 색으로 보는 이의 정서를 안정시켜준다.
한편 은향다원에서는 네일아트용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원하는 이들은 은향다원의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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