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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은 곳을 표현하기 위해 모래로 어떤 형상을 만들기도 하고 소품을 상자에 놓기도 합니다. 어리든 나이가 들었든 소품을 선택하려면 많은 갈등 속에서 결정을 하여야하고 그 어떤 선택이든 에너지가 필요한 일입니다. 부모에 이끌려 왔어도 힘을 내어 저와 있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더 나은 사람, 부모를 기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자신과 부모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하는 몸부림임을 짐작합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정원에 들어가는 일은 조심스럽고 신비로운 일입니다.
놀이를 할 수 있는 에너지는 오로지 내담자에게서 나옵니다. 권유하거나 이끈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하면 너무 힘들고 괴로워 기억 저 편에 억압되었던 것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녹아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의식하고 사는 것의 몇 만 배는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에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합니다. 나도 모르게 저질러지는 실수를 누구나 경험하고 살아갑니다. 무의식은 의식의 세계보다 깊고 넓으니 우리의 언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부적응적인 행동을 한다면 자라오면서 현재까지 받은 무의식에 깔려있는 아픔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놀이를 하다보면 인간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창조를 좋아하는 지 새삼 깨닫습니다.
이런 놀라운 상상력과 창조성, 융통성을 가졌음에도 보이는 것만 가치를 알아주는 세상에 치이고 어른에게 야단맞는 걸 생각하면 짠한 마음이 듭니다. 놀이를 통하여 세상과 자신에 대해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고 이제 아이들은 놀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들은 학습적인 것으로 오로지 아이들을 판단하고 재촉하니 아이들은 즐거움보다 생활이 버거워집니다. 놀아야 될 시기에는 놀이를 통하여 성장하도록 지지하는 것이 최선인 것을 이미 잊은 사회적 환경이 안타깝습니다.
아이들도 부모의 기대, 자신의 성적이나 친구관계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갈등하는지 모릅니다. 그냥 보이는 행동만 보며 지레짐작하여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현재 어떤 생각을 하는 지 깊은 눈으로 바라봐주고 이해해주려는 부모의 태도가 아이를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줍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목표가 늘 행복을 누리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와도 참고 견뎌 낼 수 있는 인내력과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심리적 건강성을 가졌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인생에 있어 고통이나 시련이 와도 전 생애로 본다면 찰나에 지나지 않으니 삶을 지배당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집어삼킬 듯한 파도가 밀려와도 조금만 밑으로 가면 고요하기 그지없는 바다가 있음을 기억하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잘못된 경험도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진심으로 알아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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