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천면 이일시에 자리한 농어촌농기구제작소 대표 최금석(66)씨는 쇠망치 소리에 귀가 멀 정도로 45년 간 외길 대장장이 삶을 살고 있다.
최씨의 아버지도 일제강점기 때 호천리(배드리)에서 대장간을 운영했다. 최씨는 27살 때에 아버지 가업을 이어 송지 산정에다 대장간을 열었다. 그 후 부친이 처음 대장간을 열었던 현 남향레미콘 자리로 옮긴 후 지금의 자리인 옥천 이일시로 11년 전에 이사를 왔다.
최씨가 만드는 닻은 배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배 고정용으로 쓰이는 닻은 날개가 둘 달린 쌍닻인데, 최씨가 생산하는 전체 닻의 20%정도 차지한다. 나머지 80%는 외닻으로 통발이나 우럭·광어 양식장에 그물 고정용으로 쓰인다.
옥천 이일시는 바다와 동떨어진 곳이지만, 최씨가 만드는 닻은 해남뿐만 아니라 가까이는 완도, 진도, 마량, 멀리는 목포, 영광, 여수, 충남 태안까지도 배달이 되기 때문에 지리적으로는 좋은 위치라고 한다. 최씨의 기술도 뛰어나지만, 대장간이 사양 산업이다 보니 주문을 하려야 할 곳이 없어 최씨 집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단다.
대장간이 사양의 길로 접어든 것은 5~6년 전 값싼 중국산이 들어오면서부터이다. 한때 전라도지역 대장간 모임을 하면 300여명이 모였지만, 지금은 5명만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다행히 최씨는 닻 제작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장간들은 후계자가 없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씨가 쇠망치 소리에 귀가 멀게 되자 건축사 자격증을 따고 건축회사에 다니던 아들(35·최용호)이 가업을 잇겠다고 내려왔다. 용호씨는 아버지 기술을 전수받는 일 외에 배달과 영업을 맡고 있다. 닻은 장거리 수송이 많기 때문이다.
최씨는 옥천면사무소 추천으로 군에 장인 신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061-536-2343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