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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장은 28세 때인 81년에 해남여중(현 제일중) 앞에서 7년 동안 문구점을 경영했다. 그러나 남편의사업실패와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으면서 실의에 빠진 삶을 살았다. 그러나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었다. 전세금 550만원을 빼 삼산면 구림리에 오리전문식당을 열었다. 그냥 죽어라고 일만 하다 보니 아들을 잃은 슬픔에 잠겨 울 시간도 없었다. 이때 개발한 약오리탕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월세로 시작한 식당이 나날이 번창하기 시작했다. 장사가 잘 되자 집주인이 집을 빼달라고 했다. 그러나 2년을 채운 뒤 90년에 대흥사시설지구에 전세로 들어가 영업을 했다. 그 후 2001년에 현재의 자리에 건물을 짓고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다.
한 사장은 손님들이 같은 메뉴에 싫증을 내기 때문에 4~5년 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고 했다. 특히 한 사장이 맛의 비결로 꼽고 있는 것은 소나무순, 아카시아꽃, 포도, 키위, 매실효소 등을 1년 이상 숙성시킨 발효 소스이다. 여기에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의 장류도 옛날 어머니의 방식으로 손수 만들어 쓰고 있다.
한 사장은 자기계발에도 게을리 하지 않아 전남대 음식경영학 CEO 1년 과정을 수료했는데 이후에 정규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한 사장은 지금은 바빠서 차 한 잔 마실 여유도 없지만, 노후를 위해 통나무와 황토를 소재로 친환경 민박집을 만들었다. 이번 전국중학생축구대회에 참가한 축구팀도 유치를 했는데, 유치팀이 그만 3일 만에 탈락을 해버렸다고 아쉬워했다. 한 사장은 후일담으로 경기 시작 전에 너무 배불리 먹여서 떨어진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음식 만드는 것이 즐겁다는 한 사장은 싫증을 내본 적이 없단다. 음식은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어야 맛도 좋단다.
한 사장은 사람관리에 최선을 다하는데 그것은 바로 고객관리와 종업원 관리이다. 경기가 어려웠던 2008년 한 사장은 추첨함을 만들었다. 음식점을 찾은 모든 고객에게 주소와 이름이 적힌 쪽지를 추첨함에 넣게 하고 1달에 1번씩 추첨을 해 음식할인권(10만원 3명)과 주유권(10만원 1명)을 지급해 오고 있다. 고객을 한 번 더 오게 하는 이 방법에 대해 고객들도 기분 좋아 하고 있다고 한다.
종업원 또한 내 집 식구처럼 대하고 있는데, 한 번은 이혼한 직원의 남편 이름으로 경매 나온 땅을 낙찰 받아 인계해주기도 했단다. 지난해엔 신불자로 통장을 못 만드는 직원이 있어 금융회사 담당자와 담판을 짓고 신불자에서 풀어주기도 했다. 한 사장에게 직원은 곧 가족이었다.
한 사장은 앞으로 5년만 경영을 할 생각이란다. 며느리가 원하면 물려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인수를 하려는 사람에게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주겠다고 했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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