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가격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에는 폭설과 한파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연일 배추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올해는 배추 재배면적이 한눈에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늘어났다.
전국의 배추 재배면적은 현재 고랭지 배추가 지난해보다 7% 증가한 5276ha, 생산량은 24.1%가 증가한 17만톤으로 추정되고, 김장배추는 지난해보다 12.7% 증가한 1만5260ha, 생산량은 24.7%가 늘어난 148만2천 톤으로 추정되고 있어 심각한 배추가격 폭락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배추 주산지인 해남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배추 재배면적의 확대는 적정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정부의 적극적인 장려 정책이 주요 원인이다.
이는 농촌 현장과 생산 농민들의 입장은 전혀 생각지 않고 농산물가격 안정에만 촉각을 세운 정부의 탁상 행정이 빚어낸 정책이다.
이처럼 배추 과잉 생산이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 8월 안정적 배추 공급과 물가안정을 빌미로 중국산 배추 600톤을 긴급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제대로 된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배추 정식 시기였던 9월 초 많은 농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다. 지난해에 비해 배추 재배 면적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배추값에 대한 미련과 정부의 장려를 믿고 어떻게든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기대 심리가 그 우려감을 희석시켰다.
이제는 어떤 정책을 내놓을 건가. 언제까지 정부의 정책 실패를 농산물 팔아주기 등의 대국민 애국심에 호소할 텐가. 잦은 비와 태풍 피해로 올 여름을 가까스로 넘긴 농민들이다. 그들의 한숨과 눈물이 또 얼마나 밭둑을 적셔야 한다는 말인가.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말이 있다. 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말이다. 물가를 잡으려다 농민들을 잡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정부는 수입배추 판매 중단과 더불어 산지수매를 통한 생산과 가격안정을 꾀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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