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서 영농법인을 내고 힘차게 사업을 펼쳐가는 사람이 있다. 화원에 있는 빛나영농법인 천광숙 대표는 절임배추의 달인이다. 딸의 이름을 따서 빛나영농법인이라고 했다는 천 대표는 딸의 이름을 걸었기 때문에 그만큼 더 품질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한다.
화원에서는 화원김치공장이 있어 절임배추 사업을 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5년 전에 시댁 식구들 8형제의 김장을 함께 모여서 하는 수준에서 김치 담그기를 시작했는데, 도시에 사는 가족들의 김치맛을 본 이웃들이 김치를 주문해 와서 소규모로 절임배추를 하기 시작했다.
2009년엔 사업자 등록을 내고 야심차게 절임배추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1만5000평 밭 중에서 김장배추 7000평, 겨울배추 8000평을 심고 무농약 재배를 시작했다. 현재 천 대표는 친환경농사인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지만, 일반 농산물과 같은 가격으로 팔고 있다. 친환경단체와 연계를 하지 않고 개인이 판로를 담당하다보니, 친환경농산물로 인정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제초제를 쓰지 못하니 매일 밭에서 풀을 뽑아야 하는데, 농사철엔 저녁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고단한 나날의 연속이다. 이런 빛나영농법인에서 생산한 배추는 맛이 달라 한 번 먹어본 사람은 다시 찾는다고 한다. 천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위생관리와 고른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천 대표의 마음을 아는지 택배를 보내고 나면 꼭 김치가 맛있다고 전화가 온단다. 주로 직거래로 절임배추가 나가는데,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8만포기를 판매했다고 한다. 지금도 천 대표의 밭엔 절임으로 나갈 겨울배추가 남아 있다. 포기가 잘든 배추는 쫑이 나지 않으므로 3월까지는 계속 절임배추작업을 판매한다. 천 대표는 올해부터 햇김치와 묵은김치에도 도전해 볼 계획이다. 특히 묵은김치는 옹기에 담아 숙성을 시키겠다는 계획까지 이미 세워놓고 있다. 빛나영농법인 김치는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표고분말과 다시마를 이용해 맛을 낸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수질이 좋은 1급수를 사용하고, 절임용 소금물을 자주 갈아주고 깨끗한 물에 여러 번 씻어내기 때문에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유지한다.
도시의 소비자들은 양념으로 쓸 무, 갓, 파까지도 보내달라고 하지만, 배추농사만으로도 일이 많아 소비자들의 요구는 들어줄 수가 없는 실정이다. 배추절임이 뜸해지는 1월부터는 할머니들 목욕봉사도 다니고 있다는데 이런 아름다운 마음이 빚어내는 음식 또한 으뜸이지 않을까. 박태정 기자/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