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으로 당신의 집과 머릿속에는 온갖 종류의 상품과 생각들이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그 잡동사니에게 삶의 영역을 조금씩 빼앗기고 있다. 머릿속을 비우고 싶지 않은가. 온갖 잡동사니로 둘러싸인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해남YMCA 3층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 전시장을 찾으라.
비움 프로젝트로 기획된 이 전시회는 27일부터 29일까지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며 마지막 날인 29일 6시에는 파티와 게릴라 퍼포먼스도 예정돼 있다.
이 전시회를 기획하고 직접 퍼포먼스도 펼칠 장홍선․김하영씨 부부는 예술공간 비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가정이나 주변은 언제 소용이 될지도 모른 채 쓰이지도 않는 잡동사니들로 넘쳐난다면서 이는 우리의 욕망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곳 전시장은 일반 가정집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입구에 있는 신발장은 더 이상 수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찬 모습을, 옷장엔 과소비가 부른 옷들의 포화, 그리고 침대 위엔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옷들을 비치해 두었다. 진열장엔 여행지에서 구입한 장신구나 인형 등을 비치해 역시 현대인들의 과욕을 경계하도록 하고 있다.
광목천으로 만든 다락방은 추억과 기억의 공간으로 머릿속에 든 상처나 추억 등도 비워볼 것을 유도한다. 그리고 이 모든 잡동사니들을 비워 넣도록 관을 마련해 놓았다.
한편 전시물건 중 판매가능 스티커가 붙은 물건은 원하는 만큼의 기부금을 내고 가져갈 수 있다. 기부금은 전액 ‘애신의 집’에 기부되며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한 모든 물건은 물품기부된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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