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과 윌리스는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물 자신도 변화해 가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몇 가지 원리를 깨달았습니다.
생물은 생존경쟁 또는 적자생존이라는 서로 겨루며 다투는 원리와 상호부조라는 서로 도우며 사는 원리로 살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윈을 추종하는 후계자들은 생존경쟁이나 적자생존에 대해서는 크게 부각시킨 반면 상호부조에 대해서는 중요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생물종은 기후나 토양 등 외부 환경이나 다른 생물종에 대해서는 경쟁하지만, 같은 생물종끼리는 경쟁보다는 어려움에 빠진 동종(同種)과 상조(相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곧 사회성이 강한, 군거(群居)하는 습성이 있는 생물종의 생존확률이 높습니다.
인간 역시 한편으로는 다투며, 한편으로는 도우며 사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습속은 세계 어느 부족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품앗이나 두레, 울력 등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부상조의 풍습은 어려움에 공동 대처하는 방법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보험이 되어주는 삶의 지혜였습니다.
요즈음은 보험이 화폐로 환산되기에 보험 사기 등으로 선량한 가입자들이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 자신이 서로에게 보험이 되어주는 상부상조의 습속은 사람들의 마음 안에 있는 선(善)이 보험금의 역할을 했습니다.
안철수 교수의 주식 사회환원 약속이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은 마음 안에 있는 선이 드러났기 때문이겠지요.
어떠한 선에도 반드시 그림자는 있습니다. 빛에 그림자가 있듯이 말입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드러날 때 그 사회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그러한 희망의 촛불을 든 것이지요. 뒤이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희망의 촛불을 들어 이 시대를 밝히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빈부의 격차가 커집니다.
1970년대까지는 열심히 일하고 성실히 살면 많은 사람들이 서울 등 대도시에서 집을 장만하여 살 수 있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집값 폭등이 수 차례 이어지면서, 한편으로는 무한경쟁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진보운동가인 손낙구는 그의 저서 ‘부동산계급사회’에서 부동산 소유에 따라 달라지는 사회의식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IMF이후 노동의 유연성, 전략적 유연성 등의 용어가 나타나고 한미FTA 등 신자유주의를 향한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이랜드,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등 노동의 유연성을 빌미로 한 노동자들의 아픔이 있었고, 전략적 유연성을 내세우며 무건리, 대추리, 그리고 강정마을의 아픔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서로의 보험이 되어주는 사회를 향해 우리는 함께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성서에는 희년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50년마다 경제 조직, 사회조직을 새롭게 하는 제도입니다.
50년이 지나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과 어려운 사람들의 격차가 너무 커지기에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고자 한 안전장치입니다.
이러한 안전판이 있으면 서로 도우며 서로 겨루며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화와 행복이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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