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그늘도 존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북평면 오산리의 천사농장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 25명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과 천사농장측의 갈등은 계약서 내용에 대한 입장 차이와 작업방식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그 속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 약자인 근로자들은 서로 의지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하게 되었고, 농장측은 이를 불법 파업으로 간주해 각서를 받고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농장측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근로자들에게도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차근차근 대화로 얼마든지 풀 수 있는 일이었다. 지금처럼 농장측의 위압적인 자세로는 풀어질 일이 아니다. 해남의 사회단체가 주시하고 있는 것은 인권 차원이다. 타협점 없이 자신들의 입장만 관철시키려는 농장측의 고압적인 자세가 근로자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여기에는 소통의 부재와 불신이 깔려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정직을 풀고 일을 하게 해달라는 주장이고, 농장측은 단체행동으로 불법 파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납품을 위해 일을 시켜야 되는 농장측이나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싶다는 근로자측이나 모두 공통점은 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인 대화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해남군은 이번 기회에 외국인 근로자의 관내 취업상황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교육과 휴일을 이용해 다문화가정지원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성화시고 사용자와 근로자의 소통부재와 불신을 없애기 위한 통역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성숙된 사회일수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높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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