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땅끝이었다
더는 나아갈 수가 없었다

한반도의 최남단
해남반도, 그 중에서도
맨 꼬리인 화원반도
그 너머는
땅끝이었다
더는 나아갈 수가 없었다
어디론가
가고 싶은 마음
바다 같고, 하늘 같았지만
더는 나아갈 수가
없었다

가고 싶은 마음은
깃발이었다
다만 바닷바람에 찢어지는 깃발이었다
찢어져서 나부끼는
깃발이었다
더는 나아갈 수가
없었다.



박성룡(朴成龍:1932~ ) 시인. 전남 해남 화원 출생. 1956년 <문학예술>에 “화병전경”등이 추천되면서 작품활동 시작. 1969년 첫 시집 ‘가을에 잃어버린 것들’(1969) 간행 후, ‘춘하추동’(1970), ‘동백꽃’(1997), ‘휘파람새’(1982), ‘꽃상여’(1987), ‘고향은 땅끝’(1991) 등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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