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일러
땅끝 마을이라 했던가.
끝의 끝은 다시
시작인 것을…
내 오늘 땅끝 벼랑에 서서
먼 수평선을 바라보노니
천지의 시작이 여기 있구나.
삶의 덧 없음을
한탄치 말진저
낳고 죽음이 또한 이 같지 않던가.
내 죽으면
한 그루 푸른 소나무로 다시 태어나
땅끝 벼랑을 홀로 지키는
파수꾼이 되리라.
오세영(吳世榮, 1942년~ ) 시인은 영광에서 출생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새벽〉이, 1966년 〈꽃 외〉가 추천되고, 1968년 〈잠깨는 추상〉이 추천 완료되면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반란하는 빛》,《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무명 연시》,《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상, 녹원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서울대 교수를 역임했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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